•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불혹의 연가/문병란

빈지게 1140

2

불혹의 연가/문병란

어머니, 이제 어디만큼 흐르고 있습니까
목마른 당신의 가슴을 보듬고 어느 세월의 언덕에서
몸부림치며 흘러온 역정
눈 감으면 두팔 안으로 오늘도 핏빛 노을은 무너집니다

삼남매 칠남매 마디마디 열리는 조롱박이
오늘은 다 함박이 되었을까 모르게 감추어 놓은
눈물이 이다지도 융융히 흐르는 강
이만치 앉아서 바라보며 나직한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보셔요, 어머니 나주벌 만큼이나 내려가서
삼백리 역정 다시 뒤돌아 보며 풍성한 언어로 가꾸던 어젯날
넉넉한 햇살 속에서
이마 묻고 울고싶은 지금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시간입니다

흐른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
새끼 네명을 키우며 중년에 접어든 불혹의 가을
오늘 당신곁에 와서 귀에 익은 노래를 듣고 있습니다
아직도 다하지 못한 남은 사연이 있어
출렁이며 출렁이며 흐르는 강 누군가 소리쳐 부르고 싶은
이 간절한 마음은 무엇입니까

목마른 정오의 언덕에 서서 내 가슴 가득 채우고 싶은
무슨 커다란 슬픔이 있어 풀냄새 언덕에 서면
아직도 목매어 흐르는 강 나는 아득한 곳에서 회귀하는
내 청춘의 조각배를 봅니다

이렇게 항상 흐르게 하고 이렇게 간절히 손을 흔들게 하는
어느 정오의 긴 언덕에 서서 어머니, 오늘은
꼭 한번 울고 싶은 슬픔이 있습니다
꼭 한번 쏟고 싶은 진한 눈물이 있습니다







공유
2
An 2006.11.30. 12:40


꼭 한번 울고 싶은 슬픔이 있습니다..
꼭 한번 쏟고 싶은 진한 눈물이 있습니다..

그러고 싶은 날이, 더러는 있는가보네..^^*

thanks, 칭구~
빈지게 글쓴이 2006.12.01. 14:02
가끔 그럴때도 있지요. 클클클...ㅎㅎ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오작교 22.04.26.16:57 68373 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오작교 14.12.04.10:33 79114 0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오작교 14.01.22.17:09 95818 0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3.06.27.09:38 96409 0
2493
normal
고암 06.12.01.15:04 1305 +9
2492
normal
빈지게 06.12.01.13:54 929 +3
2491
normal
룸비니 06.11.30.12:18 1211 +16
2490
normal
김 미생 06.11.29.16:36 1240 +2
normal
빈지게 06.11.29.13:34 1140 +3
2488
normal
간이역 06.11.29.12:24 935 +1
2487
normal
상락 06.11.29.09:18 1246 +24
2486
normal
尹敏淑 06.11.28.15:06 935 +11
2485
normal
들꽃향기 06.11.28.12:43 938 +4
2484
normal
빈지게 06.11.28.11:36 945 +7
2483
normal
상락 06.11.27.15:17 922 +7
2482
normal
상락 06.11.27.12:06 1217 +1
2481
normal
하늘정원 06.11.26.18:53 1218 +18
2480
normal
바위와구름 06.11.26.11:32 1141 +18
2479
normal
상락 06.11.26.09:29 945 +1
2478
normal
상락 06.11.25.12:27 1217 +2
2477
normal
물레방아 06.11.25.10:16 1267 +27
2476
normal
상락 06.11.24.18:35 1185 +1
2475
normal
물레방아 06.11.24.16:28 1137 +18
2474
normal
빈지게 06.11.23.23:46 1212 +2
2473
normal
고암 06.11.23.15:45 927 +2
2472
normal
물레방아 06.11.22.18:46 1213 +19
2471
normal
물레방아 06.11.22.18:45 1214 +17
2470
normal
간이역 06.11.21.17:07 1271 0
2469
normal
빈지게 06.11.21.11:24 121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