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7.01.17 12:17:06 (*.80.55.113)
1500

 








[ 백두산 - 고은 ]


모든 산들을 저 아래에 두고
몇억만년 지나도록
아직껏 이것은 산이 아니었다

오 너 백두산
그토록 오래된 나날이건만
새로이
네 열여섯봉우리 펼쳐라





장군봉 망천후 사이
성난 노루막이 비바람쳐
가까스로 날라가버릴 몸뚱어리 버티고 선
내 불쌍한 발밑조차
보이지 않아 캄캄하지만
수많은 어제였던 오늘이었고
내일이어야 할 오늘이었다





활짝 펼쳐라
여기 억만년 세월의 가슴 있다면
그 가슴 삼아
열여섯봉우리
네 이름을 부른다





열여섯봉우리
스물여섯봉우리에 걸어
이 나라 시원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너를 부른다





목 놓아
너를 부른다
푸른 피 엉겨
푸른 피 엉겨
너를 부른다





장군봉이여
백운 관면봉이여
삼기봉이여
천활 지반 왕주 제운봉이여
와호 고준 자하봉이여
화개 철벽 용문봉이여
관일 금병봉이여





오늘 네 이름을 부르고 부른다
네 이름 불러
하늘의 물
자손만대로 나아가는
천지여
네 거룩하지 않을 수 없는 이름 부른다





그리하여 백두산 열여섯 봉우리의 나라
동방 옛 조선 이래
끝없이 앞을 향하여 가고 있다
그토록 숨돌릴 겨를 모르던 침노
한사코 물리쳤다





여기 백두산
힘찬 아기처럼 쩌렁쩌렁 울어대는 환희일진대
눈부시어라

그날을 네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러
어서 오라
어서 오라 춤추는 빛발 아니고 그 무엇이리





여기
백두산 열여섯봉우리에 이어
삼천리 강도
수수천만 온갖 산 온갖 봉우리
온갖 골짜기
그 이름을 부른다





지난 날 이 겨레 극심하게 잃은 것들
기어이 찾아내는 기쁨으로
이름 없는 모든 것 다
이름 붙여
그 이름 새로 부른다





이 나라 온통 하나의 백두산인 그날을
네 이름으로
네 이름으로 부르고 부르고
또 부른다
이여
이여
이여
이여
이여…
삭제 수정 댓글
2007.01.17 19:32:21 (*.252.104.91)
늘푸른
아름다운 영상과
고운글에 한참동안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녹색남자님!
댓글
2007.01.18 06:14:46 (*.44.74.111)
하은
너무 아름다운 백두산에 취해서 한껏 즐기고 갑니다.
녹색낭자님 정말 좋은구경 감사합니다.
댓글
2007.01.30 20:33:57 (*.180.100.46)
패랭낭자
2004년 서파에서 -북파로 8월 여름 날 산악대원들과 12시간 비를 맞으며 앞을 볼 수 없을 정도의 악천후 속 등정길이 뇌리 속에 환합니다
고행 길이여도 지나고 나면 아름다운 추억만 남는듯합니다
억수로 고생하며 완주한 다음의 환히라니~~~~~~
기회있으면 지옥 고생함은 뒤로하고 다시 한 번 꼭 가 보고싶은 백두산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127254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139067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156146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156700  
2272 먼 산에 노을 지면
고암
2007-01-19 1379  
2271 겨울의 정경 속으로
촹혼의 신사
2007-01-19 1260  
2270 ♣ 한잔의 커피는...♣ 2
간이역
2007-01-18 1114 6
2269 길 - 천상병 - 7
尹敏淑
2007-01-17 1119 1
2268 까꿍? 2
또미
2007-01-17 1152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며 ... 3
녹색남자
2007-01-17 1500  
2266 요시~땅(미성년자 관람불가) 7
늘푸른
2007-01-16 1421  
2265 시/김용택 3
빈지게
2007-01-15 1086 4
2264 사랑의 제 1원칙은 '버리지 않는 것'이다 1
그리운사람.
2007-01-15 1121 2
2263 묵은年 가고 새年오네
바위와구름
2007-01-13 1411  
2262 삶/김달진
빈지게
2007-01-12 1094 2
2261 img 저작권 침해 고소 2
동행
2007-01-12 1407  
2260 겨울숲에서........ 6
尹敏淑
2007-01-11 1343 3
2259 눈꽃송이 내려오면 1
고암
2007-01-11 1345 7
2258 낙엽 1
김미생-써니-
2007-01-11 1423 11
2257 무게/김미림 2
빈지게
2007-01-10 1404 1
2256 가슴속에 등불을 켜면 / 문정영 6
빈지게
2007-01-09 1118 7
2255 사랑하다가 2
李相潤
2007-01-08 1493 10
2254 새해에는 우리모두가 풍요로와지기를 바랍니다.@ 1
aaa
2007-01-08 1214 11
2253 어머니를 안아드린 것이 언제였나요? 8
달마
2007-01-07 1410 5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