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값싼 재판
미국의 26대 대통령 루스벨트가 어느 날,
한 잡지를 보다가 자신이 형편없는
술주정뱅이라는 기사가 실린 것을 보았다.
놀란 그는 비서관을 불러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논의했다.
비서관은 당장 잡지사 사장과 기자를 불러
따끔하게 혼을 내 주자고 건의했지만
그건 권력의 남용이라고 생각한 루스벨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정식으로 고소를 하세. 그리고
명예훼손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겠네."
얼마 뒤, 재판이 열리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법정을 가득 메웠다.
예민한 문제인 만큼 판사는 신중하게
한 사람 한 사람씩 심문을 하고는
이를 종합하여 배심원들과 논의를 했다.
그리고 드디어 판결이 내려졌다.
"귀 잡지사의 기사는 허위로 판명이 내려졌으며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 인정되는 바,
귀사는 대통령에게 손해배상금을 지불하시오."
판결이 내려지자,
순간 방청석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모두들 손해배상금을 내고 나면
잡지사는 더 이상 회사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 때 판사의 말이 이어졌다.
"대통령이 요구한 손해배상금은 1달러입니다.
이만 재판을 마칩니다."
방청석은 다시 술렁이기 시작했고,
자기 귀를 의심한 비서관은 루스벨트에게
실망스런 목소리로 물었다.
"명예훼손의 대가가 고작 1달러란 말입니까?"
그러자 대통령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겐 손해배상금이 의미가 없네.
중요한 것은 진실이야.
그리고 그 진실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은
권력이 아니라 재판이지. 이제 진실이 밝혀졌으니
오해는 풀렸을 것이고 나는 그것으로 만족하네."
- 진실과 정의는 살아있어야 할 가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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