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한 알의 사과를 위하여 / 천종숙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
어린 나무에게
날마다 해가 머무르다 가곤 했습니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시침 뚝 떼고 서 있는 나무가
아무래도 수상쩍었습니다
나무는 하루가 다르게 성숙해갔습니다
반질반질 화색이 도는 이파리
도톰하게 물이 오른 장딴지
사랑에 빠진 게 분명했습니다
아무튼 모른 척 하기로 했습니다
뜨거워질 대로 뜨거워진 그들의 애정 행각은
작은 나무가 휘어지도록 드러났습니다
수나귀와 암말이 만나면 노새가 태어나듯이
해와 나무가 만나 한 알의 사과를 맺은 것 입니다
해를 꼭 빼닮은 열매들은
아기 볼처럼 탐스러웠습니다
해와 나무의 뜨거운 사랑을
한 입 스윽 베어 문 날 밤
나는 한 알의 사과처럼
그에게 스미고 있었습니다
삭제 수정 댓글
2007.04.25 17:41:25 (*.232.69.154)
나그네
사랑이지요 !

이브가 덤썩 베어 물고
아담에게 권한, ...
아직도 아담의 목울대에 걸려 있답니다 - 이브는 낼름 삼켜버렸는데 ... ㅎㅎㅎ~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109935   2022-04-26 2022-04-26 17:0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121391   2014-12-04 2021-02-04 13:4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138262   2014-01-22 2021-02-04 13:5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38818   2013-06-27 2015-07-12 17:04
2452 전화금융사기 예방에 간한 8계명 4
오작교
1117 1 2007-04-25 2007-04-25 11:02
 
2451 날개 없어도 2
우먼
1329 4 2007-04-25 2007-04-25 10:20
 
2450 <천호동>고분다리 시장<펌> 1
녹색남자
1430 9 2007-04-24 2007-04-24 18:59
 
2449 잃어버린 산
李相潤
1374 9 2007-04-24 2007-04-24 15:49
 
2448 오작교님께..일주일을 선물합니다.펌
김남민
1485 2 2007-04-24 2007-04-24 15:32
 
한 알의 사과를 위하여 / 천종숙 1
빈지게
1142   2007-04-24 2007-04-24 13:55
한 알의 사과를 위하여 / 천종숙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 어린 나무에게 날마다 해가 머무르다 가곤 했습니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시침 뚝 떼고 서 있는 나무가 아무래도 수상쩍었습니다 나무는 하루가 다르게 성숙해갔습니다 반질반질 화색이 도는 이...  
2446 사노라면
오영종
1083   2007-04-24 2007-04-24 11:48
 
2445 파리 한 마리 어느분의 노코맨트
들꽃향기
1255   2007-04-24 2007-04-24 10:27
 
2444 ♣ 왜 이렇게 그대가 그리운지요 ♣ 3
간이역
1226   2007-04-24 2007-04-24 01:56
 
2443 프랑스 사실주의 작품<펌> 6
녹색남자
1399 9 2007-04-23 2007-04-23 18:08
 
2442 옛날에 이렇게 많이 잡수셨네요... 3 file
김일경
1439 1 2007-04-22 2007-04-22 16:01
 
2441 슬픈 微 笑
바위와구름
1148   2007-04-21 2007-04-21 15:43
 
2440 제눈에안경 6
미소
1123 6 2007-04-20 2007-04-20 19:49
 
2439 봄이 그냥 지나요 / 김용택 4
빈지게
1203 1 2007-04-20 2007-04-20 10:49
 
2438 남편은 아파서, 부인은 좋아서 울었다 5
숯고개
1345 4 2007-04-18 2007-04-18 08:24
 
2437 사월의 담벼락에는 2
늘푸른
1332   2007-04-18 2007-04-18 06:59
 
2436 내삶을 기쁘게 하는것들 3
김남민
1113 3 2007-04-17 2007-04-17 10:57
 
2435 4월이 오면 7
cosmos
1441   2007-04-17 2007-04-17 09:12
 
2434 함께 만드는 세상/고도원. 외2 1
이정자
1074 2 2007-04-16 2007-04-16 19:47
 
2433 석양을 바라보며 1
황혼의 신사
1371 2 2007-04-15 2007-04-15 17:39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