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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7.08.18 22:21:38 (*.159.174.212)
1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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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깊은 눈물 속으로/ 이외수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비로소 내 가슴에 박혀 있는
모난 돌들이 보인다
결국 슬프고 외로운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라고
흩날리는 물보라에 날개 적시며
갈매기 한 마리 지워진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파도는 목놓아 울부짖는데
시간이 거대한 시체로 백사장에 누워 있다
부끄럽다
나는 왜 하찮은 일에도 쓰라린 상처를 입고
막다른 골목에서 쓰러져 울고 있었던가

그만 잊어야겠다
지나간 날들은 비록 억울하고 비참했지만
이제 뒤돌아보지 말아야겠다
누가 뭐라고 해도
저 거대한 바다에는 분명
내가 흘린 눈물도 몇방울
그때의 순순한 아픔 그대로 간직되어 있나니
이런 날은 견딜 수 없는 몸살로 출렁거리나니

그만 잊어야겠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우리들의 인연은 아직 다 하지 않았는데
죽은 시간이 해체되고 있다
더 깊은 눈물 속으로
더 깊은 눈물 속으로
그대의 모습도 해체되고 있다

댓글
2007.08.18 23:31:38 (*.231.63.86)
An




    더 깊은 눈물 속으로 / 이외수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비로소 내 가슴에 박혀 있는
    모난 돌들이 보인다
    결국 슬프고 외로운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라고
    흩날리는 물보라에 날개 적시며
    갈매기 한 마리 지워진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파도는 목놓아 울부짖는데
    시간이 거대한 시체로 백사장에 누워 있다
    부끄럽다
    나는 왜 하찮은 일에도 쓰라린 상처를 입고
    막다른 골목에서 쓰러져 울고 있었던가

    그만 잊어야겠다
    지나간 날들은 비록 억울하고 비참했지만
    이제 뒤돌아보지 말아야겠다
    누가 뭐라고 해도
    저 거대한 바다에는 분명
    내가 흘린 눈물도 몇방울
    그때의 순순한 아픔 그대로 간직되어 있나니
    이런 날은 견딜 수 없는 몸살로 출렁거리나니

    그만 잊어야겠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우리들의 인연은 아직 다 하지 않았는데
    죽은 시간이 해체되고 있다
    더 깊은 눈물 속으로
    더 깊은 눈물 속으로
    그대의 모습도 해체되고 있다

댓글
2007.08.18 23:31:01 (*.231.63.86)
An
칭구, 며칠 전에 일을 마치고 들어와
새벽과 마주앉아
메일을 뒤져보니 한참 전에 넣어 두었던
이 글이 마음에 담겨
영상에 넣어 장태산님 홈에 얹어드렸었다네

아침에 일어나 홈을 열고
칭구가 올린 이 글을 만나니
이렇게 또 방가버서~~~~~~~~~~~헬렐레^"~ㅎ
글이 꼭.. 내 마음을 말해주는 거 가타서 말이지
ㅋㅋㅋㅋㅋ

다시봐도.. 차암! 아름다운 글이네 그려..^^;;
고마브이!

쌩유, 칭구..
댓글
2007.08.19 08:22:38 (*.168.129.37)
조약돌
흐린 날 꼬~옥 바다에 가 봐야겠다......

정말 아름다운 글이네요.


댓글
2007.08.20 14:44:53 (*.204.44.7)
빈지게

An친구! 조역돌님!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한주일 열어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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