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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7.10.29 13:49:53 (*.202.142.17)
1009
2 / 0



        * 낙엽이 지는 이 길을.....
        
        낙엽지는 이 길을, 나는 가지 못합니다.
        이 길 어딘가에서 기다릴, 눈가시 그리움 있어도 
        오돌오돌 떨며 통나무처럼 서 있습니다
        가을이어서 깨어난 
        쓸쓸이나 외로움이 흘린 눈물방울들이 혹시나 
        얼떨결에 내 발걸음에 놀라, 하나로 껴안다 사랑하게 되어 
        내 가슴에 영원히 주저앉는 건 좋습니다만
        
        햇살 고운 오후의 울긋불긋한 얼굴들..... 
        이루지 못한 아픈 사연들로 홍역 앓느라 
        열독(熱毒)을 못 이겨, 저리도 힘없이 떨어지는데 
        빈 가슴들은 그냥, 아름답다시면 
        몰랐다 하여도 무참히 놓는 걸음인다면
        잊혀지거나, 잊혀져가는 이별 뒤의 적막과 어둠이 
        모든 것들을 깨울까 두렵고 두려워서입니다
        
        낙엽이 지는 이 길을 나는, 가지 못합니다
        뻔히, 이룰 수 없는 줄 알면서도
        이루어질 것처럼 꼬드긴 가을이라고
        해마다, 이 계절에 풀어놓은 쓸쓸함이나 외로움들이 
        지난여름의 정열로 온전히 돌려놓으라고 
        온 가을 쫓아다니면..... 
        
        늦게, 겨우 움튼 그리움이 
        나에게서 
        가을을 덜컹 안고, 훌쩍 겨울로 가버릴까 
        아픔 느낄새 없이 가슴 절을 까 
        아니, 다음의 가을까지를 온전한 넋으로 남아 있어질까
        두렵고 두렵습니다 
        
        그래도 그리움에 대한 누구나의 종점
        영원할 안식처는 고독, 당신이기에
        언젠가는 건널 "레테의 강" 저편이 기다리고 있기에
        낙엽이 지는 이 길을 건느지 못하고, 차마
        젖어드는 눈 감으며 황홀이 야위어가고 있습니다
        아- 이제사
        봄의 그리움보다, 가을의 고독을 더 사모하는 걸 알았습니다
        
        
         05100710. 邨 夫 Ador. 
        
         
댓글
2007.10.29 20:52:23 (*.106.63.42)
우먼
안녕 하세요. 아도르선생님!

글을 쓰는 사람은 어느 하나 그냥 흘려 보내는 일 없습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어느 곳에 깊은 감성이 살아 있어
낙엽조차 밟기를 두려워 하는 것인지
새삼 놀랍습니다. 고독은 사랑하지 마십시요.
우리는 늘 고독에 노출 되어 있습니다.
이 가을, 따뜻한 커피 한잔 나눌 수 있는 사람 하나 곁에 두시면
봄보다 더 아름다운 일 아닐까요.

아도르님의 깊은 가을 정서를 흠뻑 받아 봅니다.^(^..
댓글
2007.10.30 00:11:08 (*.173.215.65)
Jango
Ador선배님!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그리고 선배님은 가을을 무척이나 좋아하시것 같습니다.

이 아우도 가을을 타는건지 아니면 좋아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새벽4시에
한트럭(?) 내장산 가는데 제대로 구경이나 할랑가 모르겠습니다.
다녀와서 결과를 보고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댓글
2007.10.30 11:17:16 (*.85.49.69)
cosmos
봄의 그리움보다
가을의 고독을....크~으...

너무나도 공감하는 글이여서 말이지요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Ador님.

가을의 고독을
이렇게 술술 풀어서
써 내려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글 잘 쓰시는 Ador님이
오늘 진짜루 부럽네요.

좋은글과 음악에
흠뻑 빠져 봅니다.

댓글
2007.10.30 15:59:54 (*.204.44.1)
오작교
가슴이 저려서
콧끝이 찡해집니다.
낙엽의 바스락거림이 안타까운 그 詩心에......

지난 시간들의 파노라마가 되어서
휭~ 하니 돌아 옵니다.

영상으로 한번 만들어 봐야 겠습니다.
댓글
2007.10.30 20:59:55 (*.105.80.38)
코^ 주부

지은죄 한개도 없는..
거룩^거룩^^ 낭만파 Ador 성님은. 가을의 고독을 만끽허고 계시는데~~~!!`


지은죄 많은 .
ㅋ^ 동숭넘은. 가을이 으시시 무서워지기 시작헙니다..

ㅉ^ ..!!

노오랗케 물드러 살랑^살랑^^ 떨어지는 은행나무 입사구가 낭만으로 뵈여야 할` 이 계절에?
낭만은 커녕. 하늘같은 마나님의 명령에 의해
후두두둑 떨어져 뒹구는(아마 한 두어 가마니는 될썀) `냄새 지독` 은행열매를 줏으다 까고 뭉개고
깨끗이 씻어 말려야 허는 기구한 운명의 ㅋ^ 동숭은.

들판을 노오랗케 물드리는 `들국화 향`의 청취!! 느낄새도 없이 날려보내삐고 ..
머리를 맑게 헌데나 머레나 하는 `들곡화 꽃`을 하루쟁일 꺽어 꼬실^꼬실^^ 말려가꼬 베게쏙(100개)또 멩글어야 허고


뒷뜰에 올망졸망 꽃송이 같이 달려있는 똘감이란 똘감을 있는되로 다 따고 깍어
꽃감(3000개)도 만들어야 된다꼬 .. 마눌이 덜^덜^^ 볶아되는 바람에 >> 즐겨찾던 `고독과 낭만` 은 삼천포로 빼삐고
에구에구 `노 옥 초` 일보직전 임다.


"마눌 曰"

"이 영감탱구는 가만 놔 ` 두몬. 올 가을에 무쉰(?)사고 칠 줄 모르니게 쉴틈없이 돌려야 된다"
카 믄 서
"날씨추버지니께 넬 부터는 목탄난로 불부치고 나무 한 짐씩 아랐째" 사 뭇.
명령쪼로 숙제까정 내 주는데.. 이 걸 기양 쥑이야 헙니꺼? 살려야 허니껴??.
아무리 생각혀도.
"또 누가? 이 섬에 와서 이 고생 할꺼나?" 라는 생각에 `무조건 항복`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이 불쌍한 동숭은
인쟈. 이 가을이 무섭습니더~~~~..


나의 사랑. Ador 성님^^*
아무리 그래도 글치?. 그 옛날엔 힌 긋빨하던 ㅋ^ 동숭이 .. 일케 엄처시하.
말년 고생을 허고있는데 ..
멋제이 성님은 . ♪^. 보드러운 썅송에다 붙여 . 가을의 낭만 고독을 쳉기고 이씹니꺼꺼?` 이거이 너무
불공평한 처사다 생각을 허다가도.
성님처럼. 젊어 성실히 살아오신분과 . ㅋ^ 처럼 젊어 지 맘되로 살아 온넘과의 차이라 생각허곤..
금방 티어나올 것 만 같았떤 '니 기 미.를 접고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업그레이드 .. 다 쟈봐 봅 니다~~~~~~~~..

`섬 생활의 초창기"

"잠시 우울증 증세"를 삐치던 마눌이 .. 한 고비 이겨내고
`이곳 생활에 적응할랴 노력하는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 "그려그려 뭐 ~ 던 시키기만 해 보라우야..
`내가 다 할 낀 께" 하믄서

살아서 역동하는 또 다른 `가을의 묘미`를 느끼며 살아보쟈고 말 입니더~~~!!.
으 ~ 흐.흐.흐.흐.

아 ~ 가을!!

우리네 인생(특히 젊으서 마니마니 까불다 마눌헌테 들킨 머스마들)은
느지막 가을이 되 봐 야 . 성님처럼 빨간홍시가 되는쥥?` 코^ 처럼 떫은 땡감이 되가는쥥?`
그 결판이 난다카이께..

`거시기(?)를 즐기실 때 는 .. 절대.
단 듸? 우짜던 단 듸?` 안 들키게 조심조심 살아가입시더 ... - 올림.!!

댓글
2007.10.30 21:28:10 (*.202.154.206)
Ador
우먼님 반갑습니다~
글을 올린 이사람보다도
더한 감성으로 가을을 보내시는 것 같습니다~
이 가을이 떠나기 전에 좋은 글 한편 기대하렵니다~
댓글
2007.10.30 21:31:01 (*.202.154.206)
Ador
장고님, 오늘 산행있으셨다구요~
온몸을 던저 가을을 만끽하셨겠습니다~? ㅎㅎㅎ
이사람은 이렇게 찍은 사진 한장 앞에 놓고 앉아 주접인데~~~
무사한 귀가였는지 궁금하여도 되지요? ㅎㅎㅎ
댓글
2007.10.30 21:35:07 (*.202.154.206)
Ador
코스모스님~
어쩌면 고독은, 이사람처럼 융통성없이 살아온 사람에게나 떠오르는 단어지요~
요즘엔 고독이 어디있는지, 구경도 못하였답니다~
감성이야 님이 한 수 위이신 것 같은데,
이 가을이 가기 전에 고운 글 한 편 기대하렵니다~
댓글
2007.10.30 21:40:11 (*.202.154.206)
Ador
오작교님도 보기와는 다른, 감성이 풍부하신가 봅니다~
주마등으로 펼쳐지는 사연들.....
그시절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럴수만 있다면.....
이렇게 흠뻑 젖어보는 일도 가을이니까요.....
꾸며 주신다니, 감사한 마음으로 기대하겠습니다.



댓글
2007.10.30 21:59:32 (*.202.154.206)
Ador
코주부님.....
이글을 올린 게 이렇게 부끄러울줄이야.....
남다른 감성임에도, 입도 시에 품은 뜻을 위해서 인내하고 있음을 봅니다.

지는 낙엽에서, 추운 겨울의 땔감이 먼저 연상되는 시절이 왜 없었겠습니까.....
일을 하려해도, 일감이 없던 시절이 왜 없었겠는지요.....
허지만, 이계절이 오면, 가을이 오면 괜히 낮아지는 본성은 어쩔수가 없나봅니다.

코주부님.....
은행잎보며 낭만을 줍는 것보다는, 은행을 주워 까서 따뜻한 겨울을 준비하는게 좋고,
마른 장작 수북히 쌓아, 함박눈 녹이는 님의 사랑은 더 부럽습니다.
이기회를 빌어 내무대신님께 안부 부탁드려도 될른지요~

아직, 서로의 가슴을 열 기회가 없어 우문현답식이어도,
다재다능하신 님의 모습에서,
결코, 코주부가 왜 코주부였는지를 널리 알리실 날이 곧 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사람이 살아오면서, 늘, 중심을 잃지않게 하여온 두가지의 좌우명이 있답니다.
오늘 그 하나를 놓으며, 님의 깊은 정에 가름하렵니다.

좋아하는 술잔에 가득따른 술, 반을 마시고 놓았습니다.
"반이나 비웠구나" 와 " 아직 반이나 남았구나"의 차이는 관점이 차이라는 걸.....

오늘, 이곳에 놓아주신 마음, 깊이 여미고 있을겁니다. 한 달만 지나면 우리 만나겠지요~?ㅎㅎㅎㅎ
댓글
2007.11.02 11:03:52 (*.204.44.4)
빈지게


Ador님!
가을의 서정을 진하게 느끼게 하는
아름다운 시 잘 감상했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댓글
2007.11.04 00:16:46 (*.202.146.76)
Ador
반갑습니다~ 방장님~~
시간내기가 여간 어려우시지요~? ㅎㅎㅎ
가끔, 이렇게 만나는 걸로 반가움을 나눌 수 밖에,
머지않아 자연인으로 돌아 오시면 매일 만날 수 있겠지요~
댓글
2007.11.07 23:17:12 (*.108.85.152)
하늘마루
낙엽지던 그 길을 훌쩍 건너버린 사람이 있었지요.

이룰 수 없음을 알기에
그 길을 차마 가지 못하고
오들 떨며 통나무처럼 서 있습니다.

가을은
가슴에 그리움 하나
붉게 물드는 홍역인가 봅니다.

그리움 물씬 다가오는 시 한 편 가슴에 담아봅니다.
잘 감상 했습니다.
댓글
2007.11.08 16:23:18 (*.202.148.183)
Ador
반갑습니다~
처음 뵙는 것 같습니다~
하늘마루님은 다 내려다 보셨겠지요~? ㅎㅎㅎㅎ

몸만 찌쁘드드 하지않고 마음도 그러하답니다~
이 계절이나마 두어달 머물러주어
마음의 찌꺼기도 걸러내고 정회시키라 하는가 봅니다.

가을이 없는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불행할까를 늘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풍성한 가을이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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