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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8.01.29 23:05:40 (*.87.197.175)
1205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이상국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부엌에서 밥이 잦고 찌개가 끓는 동안

헐렁한 옷을 입고 아이들과 뒹굴며 장난을 치자

나는 벌 서듯 너무 밖으로만 돌았다

어떤 날은 일찍 돌아가는 게

세상에 지는 것 같아서

길에서 어두워지기를 기다렸고

또 어떤 날은 상처를 감추거나

눈물자국을 안 보이려고

온 몸에 어둠을 바르고 돌아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일찍 돌아가자

골목길 감나무에게도 수고한다고 아는 체를 하고

언제나 바쁜 슈퍼집 아저씨에게도

이사 온 사람처럼 인사를 하자

오늘은 일찍 돌아가서

아내가 부엌에서 소금으로 간을 맞추듯

어둠이 세상 골고루 스며들면

불을 있는 대로 켜놓고

숟가락을 부딪치며 저녁을 먹자
댓글
2008.01.30 00:14:48 (*.202.131.19)
Ador
아....
이처럼 포근한 시어가.....
감상 잘하였습니다~
빈지게님도 일찍 집으로 돌아가셨겠지요~? ㅎㅎㅎㅎ
댓글
2008.01.30 05:20:38 (*.235.113.46)
보리피리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여놓고,
귀를 나팔통처럼 열어놓고..."
그렇게 기다리리라던 노천명 시인이 생각나는군요.
이건 아마도 빈지게님이 가족들에게 된통 맞고
무릎 꿇고 쓰신 각서 내용인 듯.......
댓글
2008.01.30 09:16:21 (*.121.129.197)
반글라
다정다감한 마음이
가슴속 깊이 파고듭니다.

오늘은 나도 일찍 집에 가야겠다..
댓글
2008.01.30 12:14:13 (*.126.67.196)
尹敏淑
아~~~~
사람사는 냄새가 여기 있었네요.
난 그 냄새만으로도 오늘 취하네요.
댓글
2008.01.30 14:00:55 (*.248.186.52)
An
저녁 해 놓고
남편 퇴근해 돌아오길 기다리던 생각이
문득..

참.. 오래된 생각 속에서..

안뇽~? 칭구!
댓글
2008.01.30 23:38:41 (*.87.197.175)
빈지게
고운흔적 남겨주신 Ador님! 보리피리님!
반글라님! 장태산님! An친구!
늘 고맙습니다.
참.. 보리피리님! 무릎꿇고는 아니고 밥상
에서 각서쓴것이 맞아요.ㅎㅎ

저는 오늘 모임때문에 집에 늦게 들어왔
습니다. 그래도 저녁 9시 이전에 들어왔
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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