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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8.09.03 19:03:46 (*.175.39.32)
1250
6 / 0

 구월이 오면 / 안도현

첨부이미지

그대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첨부이미지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음을 향해
가는 것을

첨부이미지

그대
구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첨부이미지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구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첨부이미지

 

댓글
2008.09.03 22:47:12 (*.175.84.159)
cosmos
안도현님의 시와 함께
멋진 가을 풍경을 올려주셨네요.

지루한 여름끝에서 기다린 가을,
9월을 기다려서일까요?

9월에 시작하는 가을은
참 특별하답니다.



댓글
2008.09.04 15:11:09 (*.228.89.207)
감로성
구월이 오면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구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올 가을엔 그리 되도록 노력이라도 해 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보름달님~
댓글
2008.09.04 16:22:56 (*.126.67.160)
尹敏淑
가을냄새가 물씬 풍기는
가을이미지와 함께
안도현님의 시 좋습니다.


사랑하는 카메라와
구월의 강가에 나가
아름다운 자연속으로 빠져야겠습니다.ㅎㅎ~~
댓글
2008.09.04 18:15:25 (*.175.39.32)
보름달
cosmos님, 감로성님, 윤민숙님 고맙습니다.
올 가을엔 가슴 한켠에 풍요로움 가득 담으시길 바랄게요.
그리고 주위에 그 따스함과 풍요로움 조금씩 나누어 주시길요.

사람이 좋은 말을 한마디 해주거나 하니면 미소하나, 격려의 손길 한 번,
남을 칭찬하는 한마디를 하는 것은 마치 자신의 양동이에서 한 국자 떠내 남에게
주는 것과 같은것이다. 즉 남의 양동이를 채워주는 일이다.
희한한 것은 이렇게 퍼내주고도 제 양동이는 조금도 줄지 않는다.
댓글
2008.09.04 23:32:22 (*.105.214.122)
동행
구월이
여름날의 지친 숨소리를
침묵의 바다에 쏟아 놓는다.
어둠이 내려놓은
남루한 몰골의 긴 그림자.

석양은
저 먼 고비의
차겁게 식어버린 그리움으로
비틀거리며 길을 떠나고

나만이 가져야할 꿈을 위하여
돌아오지 못할 길을
허전하게 벗어나고 있다.

아름다워도
호젓하여야할 시간을 위하여
찾아오는 그대를 위하여
이젠 슬픈 노래를 불러야 한다.
어머니의 강처럼 흐르는
나의 날갯짓을 위하여......

댓글
2008.09.05 17:30:13 (*.175.39.32)
보름달
동행님~ 우리의 가슴에도 가을의 풍족함을 담아 가지고 살았음 합니다.
하긴 동행님이야 아름다운 시만으로도 가슴 가득담고 계신것 같아서...

익어가는 가을 (이 해인)

꽃이 진 자라마다
열매가 익어가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도 익어가네

익어가는 날들은
행복하여라
말이 필요없는
고요한기도

가을엔
너도나도
익어서
사랑이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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