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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5 06:30:10 (*.156.206.13)
1634

제목 : 남편을 살린 불빛

 

 동해안에 위치한 작은 어촌, 열 척의 크고 작은 어선이
고기를 잡기 위해 아침 일찍 바다로 나갔다.


그런데 오후가 되자 갑자기 날씨가 변하더니 폭풍이 불어왔다.
날은 어두워지고 파도는 거세어지는데 어선은 한 척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때였다. "불이야! 불!" 해변의 외딴 곳에 지어진
오두막 한 채에 불이 났다. 하지만 힘센 장정들은 모두 고기를
잡으러 나가고 집 안에는 여자들만 남아 있어 세찬 바람에
타오르는 불길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들은 그저 멍하니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만 보았다.


 악몽 같은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었다. 날씨는 거짓말처럼 맑게
게이고 바다에 나갔던 어부들도 하나 둘 무사히 돌아왔다.

 밤새 걱정했던 가족들 은 모두 기쁨으로 어부들을 맞았다. 그러나 오직
한 집, 어젯밤 화재가 났던 집의 아내만은 울먹이면서 남편의 품에
안겼다.

 "여보! 우리는 망했어요. 으흐흑..." 아내가 울자 배에서
막 내린 남편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했다. "어젯밤 우리 집이 불에
타서 잿더미로 변했어요."


 그러나 아내의 말을 들은 남편은 전혀 놀라는 기색도 없이 뭔가
깊은 생각에 빠지더니 빙그레 웃으며 아내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괜찮소, 우리 집에 불이 나게 한 것을 하늘에 감사합시다."


"아니, 감사를 하다니오?"

아내는 남편의 얼굴을 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젯밤 우리 어선이 지척을 분간할 수 없는 칠혹 같은
어둠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떠돌아 다닐때 항구쪽으로 길을 잡아 준
불빛이 있었다오.

 

바로 불에 활활 타고 있는 우리 집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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