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j32.jpg

여보! 비가 와요

 

 

                신달자


 

아침에 창을 열었다
여보! 비가 와요
무심히 빗줄기를 보며 던지던
가벼운 말들이 그립다


오늘은 하늘이 너무 고와요
혼잣말 같은 혼잣말이 아닌
그저 그렇고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소한 일상용어들을 안아 볼을 대고 싶다

너무 거칠었던 격분
너무 뜨거웠던 적의
우리들 가슴을 누르던 바위 같은
무겁고 치열한 싸움은
녹아 사라지고


가슴을 울렁거리며
입이 근질근질 하고 싶은 말은
작고 하찮은
날씨이야기 식탁 위의 이야기
국이 싱거워요?
밥 더 줘요?
뭐 그런 이야기


발끝에서 타고 올라와
가슴 안에서 쾅 하고 울려오는
삶 속의 돌다리 같은 소중한 말
안고 비비고 입술 대고 싶은
시시하고 말도 아닌 그 말들에게
나보다 먼저 아침밥 한 숟가락 떠먹이고 싶다

 

 

Dozhdik Osennij - Elena Kamburova

kamburova_16d-21-01.jpg

 

profile
댓글
2013.08.24 18:31:45 (*.234.194.86)
바닷가

내! 반가운 비가 옵니다.

 

어제 그리고 오늘도 부산에서도 계속 비가 오고 있습니다.

 

좋은 시 그리고 노래 즐감합니다.

댓글
2013.08.25 08:28:41 (*.142.164.37)
오작교

'어제 내린 비'가 가을비였을까요, 아님 여름의 막바지 비였을까요?

오랜만에 만나는 신달자 님의 시와 엘레나 깜부로바의 가을비 노래가

참으로 잘 어울립니다.

 

가을!

이렇게 서서히 우리 곁으로 오고 있습니다.

사랑과 그리움과 풍요로움과 허전함이 상존하는 계절이...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126869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138661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155732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156313  
4572 세상에 보기드문 마음이 넓은 시어머니 2
청풍명월
2014-01-13 2333  
4571 사랑해라 시간이 없다 2
청풍명월
2014-01-13 2297  
4570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모윤숙 1
청풍명월
2014-01-12 2371  
4569 세계 아이큐 1위 한국인 1
바람과해
2014-01-12 2532  
4568 새해 희망 열여섯 메세지 2
청풍명월
2014-01-11 2370  
4567 고독을 위한 의자----이해인 2
청풍명월
2014-01-11 2319  
4566 인연의 잎사귀 ------이해인 1
청풍명월
2014-01-11 2467  
4565 어느 남편의 일기 2
청풍명월
2014-01-09 2255  
4564 여운이 있는 좋은 사람 1
청풍명월
2014-01-09 2271  
4563 세월은 가고 사람도 가지만 1
청풍명월
2014-01-08 2172  
4562 아들에게 쓴 어느 어머니의 글 6 file
청풍명월
2014-01-07 2521  
4561 CNN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10가지" 선정
바람과해
2014-01-07 2322  
4560 할머니와 어린이의 감동 이야기 1
청풍명월
2014-01-06 2252  
4559 소크라테스의 악처 1
청풍명월
2014-01-06 2280  
4558 --어느 도둑 이야기--- 1
청풍명월
2014-01-06 2136  
4557 還鄕/休靜(西山大師) 2
고이민현
2014-01-06 2574  
4556 2014년 새해 덕담 메일 1
청풍명월
2014-01-06 2274  
4555 아직도 알 수 없는 아버지 마음 2
바람과해
2014-01-05 2202  
4554 우리는 참좋은 만남 입니다 1
청풍명월
2014-01-05 2324  
4553 좋은 인연 아름다운 삶 1
청풍명월
2014-01-05 2197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