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수필)
< 붕어빵 >
- 文霞 鄭永仁 -
풀빵을 한 봉다리 샀다.
금잉어빵이라고 한다.
천원에 3마리다.
갓 구운 것이라 따끈따끈하고 오동통하게 살이 올랐다.
알 밴 잉어처럼 배가 불룩하고 금빛이 난다.
이 추운 겨울을 잠시나마 군고구마처럼 따끈하게 한다.
어떻게 먹을까?
어두일미(魚頭一味)라는데,
대가리부터 아작아작 씹어 먹을까?
아니면, 장어나 새우처럼 꼬랑지에 스테미너가 많다는데,
꼬리부터 잘근잘근 먹을까?
아니면 알밴 배때기부터 비물어 먹을까?
마련이 많다.
고소한 냄새가 군침을 돌게 한다.
한 마리는 내가, 다른 한 마리는 집사람,
남은 한 마리는 누가?
머리부터 먹는다.
달착지근한 팥물이 입에 맴돈다.
아무리 먹어도 가시가 없다.
칼국수에 칼이 없듯이….
나머지 한 개에 입맛 다신다.
마시멜로 효과라는 것이 있다.
먹고 싶은 것을 참았다 먹으면
나중에 커서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기어코 참지 못하고 한 마디도 냉큼 먹었다.
사탕도 금방 먹는 것보다는
좀 기다렸다 먹는 것이 더 달다고 한다.
풀빵도 진화한다.
국화빵에서 붕어빵, 붕어빵이 금붕어빵,
다시 잉어빵에서 금잉어빵으로 변신을 거듭한다.
버스 타고 지나가다가 신종 붕어빵을 발견하다.
‘잔챙이 잉어빵 !’
식어서 시르죽은 붕어빵은 참으로 볼품도, 맛도 없다.
혹시 이 시대는 신종 잔챙이 붕어빵처럼
대어(大魚)는 다 빠져나가고
잔챙이만 걸리는 것이 아닌지….
이젠 한국의 붕어빵이 뉴욕에 별 받은 한국식당에도
출현했다고 한다.
디저트로?
이 우리 시대는 너무나 급급해
‘기다리지 못 한다’
붕어빵도 급히 먹으면 혀나 입술데기 십상인데
따따근한 금잉어빵 한 봉다리 샀다.
3마리에 천원이다.
한 마리는 내 것, 또 한 마리는 집사람 것,
나머지 한 마리는?
하루에 붕어빵 한 마리 못 먹는 아이들이
이 지구상에 너무나 많다.
따끈하게 먹으면서도
필리핀 하이엔 태풍 땜에 헤메는
아이들이 생각난다.
하이엔(Haian)의 이름 작명지가 중국 ‘바다제비’라는데,
바다제비한테 부탁해볼까?
이 남은 한 마리 물어다가 필리핀 아이에게 주라고….
'바다제비’라 그리도 빨랐던가, 하이엔(Haian)이.
중국인 성질 특징이 ‘만만디(漫漫的)’라는데…….
우리가 ‘빠름빠름(急急的)’인데…….
그런데 우리 교육이 붕어빵 교육이다.
공부 잘하면 십중팔구는 의대, 법대, 교원대, 공무원대, 청남대(?)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걸 엘리트 코스라 한다.
너나 나나 가고 싶어 하고 보내고 싶어하는….
붕어빵 교육이다.
잘못하면 식은 붕어빵처럼 될 텐데….
한국은 성형천국, 화장천국이라 한다.
아마 그것도 붕어빵 만드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