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지 사례로 본 뇌졸증
김용일 명예총장 신속한 초기 대응
을지대 김용일(74) 명예총장은 50대 말이던 1993년 풍(뇌졸중)을 맞았다. 당시 그는 고혈압·당뇨병이 없었다. 하루 평균 두 갑 정도 담배를 피웠고, 자주 과음을 했으며, 운동과는 담을 쌓고 지냈다. 병리학자인 그는 강의 때 의대생에게 뇌혈관을 막는 주범은 담배라고 가르쳤으나 정작 본인은 금연을 실천하지 못했다.
발병일은 일요일이었다. 늦은 아침 식사를 한 뒤 구토와 함께 의식장애를 겪고 쓰러졌다. 마침 옆집에 의대 동기가 살고 있었던 것이 행운이었다. 링거를 맞고 바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갔다. CT(컴퓨터 단층촬영) 결과 뇌졸중(뇌경색)으로 진단됐다. 그는 초기 대응을 아주 잘한 사례다. 덕분에 발병 후 17년이 지났지만 후유증·재발 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김인식 감독 하루전 신호온 것 무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대표팀 감독을 두 차례 맡으며 우리 국민에게 진한 감동과 기쁨을 선사한 김인식(62·현 한화 이글스 고문) 감독. 그는 성공한 야구인이지만 자신의 뇌졸중 초기 대처에선 그만 ‘헛스윙’하고 말았다. 그에게 스트레스는 일상이었다. 또 평소 술을 즐겼고 담배도 하루 세 갑가량 피웠다. 뇌졸중 진단을 받기 전부터 그의 몸은 몇 차례 ‘SOS’를 보냈지만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골프를 칠 때 스윙이 잘 안 맞거나 두 다리가 흔들리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한화 이글스의 새 사령탑으로 내정된 2004년 지인의 결혼식 참석차 청주에 갔다가 한쪽 마비 증상이 왔다. 이때 바로 병원으로 향하지 않고 한화 연고지인 대전에 들렀다가 서울에 올라온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발병한 지 하루가 지난 뒤 병원을 찾았다.
몸의 오른쪽이 마비돼 재활치료를 받았다. 꾸준한 치료로 현재는 많이 회복됐지만 다리는 여전히 불편한 상태. 집에서 경기장까지 45분가량을 매일 걷고 하루 한 시간씩 팀 트레이너에게 마사지를 받는다.
가수 방실이 전신마비로 힘든 재활
가수 방실이(46, 본명 방연순)씨는 2007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지금도 투병 중이다. 발병 전 방씨는 늘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식사를 제때 못 챙겨 먹고 수면도 충분히 취하지 못했다.
그는 2007년 6월 7일 새벽 과로로 입원해 있던 신림동의 한 병원에서 뇌졸중으로 갑자기 쓰러졌다.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불명 상태였다. 전날 한 차례 쓰러졌을 때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불운이었다. 다음 날 한 번 더 쓰러지면서 뇌혈관이 막혀 몸이 마비되고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악화됐다.
결국 전신마비가 와서 일반 뇌졸중 환자에 비해 재활하는 데 서너 배의 노력과 시간이 들었다. 처음엔 음식을 먹고 화장실 가는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도 할 수 없었다. 지금은 상태가 많이 나아진 상태다. 하루에 5시간씩 언어·뇌 활동, 동작과 관련된 치료를 받고 있다.
치료의 핵심은 ‘3시간내 응급실 도착’
세 사람의 차이는 시간이다. 미국에선 뇌졸중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Time is brain(시간이 뇌)’이라는 문구를 적극 홍보한다.
뇌졸중 증상이 있으면 가능한 한 일찍(2시간 이내) 병원 응급실로 달려오는 것이 최선이다. 늦어도 3시간 이내에 도착해야 한다.
응급실에 3시간 내에 오면 의사가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이 다양하다. 그래서 뇌졸중 전문의사들은 3시간을 황금 시간(golden time)이라 부른다.
일찍 온 환자에겐 주사제만으로 막힌 혈관을 뚫는 치료가 가능하다. 이 주사제에 대한 건강보험 혜택은 증상이 처음 시작된 지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한 환자에게만 주어진다.
주사제가 불가능한 환자에게 다음 대안은 카테터를 이용한 경동맥 혈전 용해술이다. 동맥에 직접 카테터를 집어넣어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약물로 녹이거나 부수거나 빨아내는 시술이다. 이 시술도 증상이 시작된 뒤 3시간 이내에 하는 것이 원칙이다. 6시간이 지나면 성공 가능성은 거의 없다.
6시간이 지나면 막힌 혈관을 뚫는 치료는 별 소용이 없다. 이미 신경세포가 죽은 상태여서다. 수액 공급을 통해 뇌혈관 주변 ‘샛길’로 가는 혈류량을 늘려주거나 혈압을 관리하는 치료에 그친다.
미국에선 ‘FAST(빠르게)’를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여기서 F는 face(얼굴)이다. 한쪽 얼굴의 마비를 가리킨다. A는 arm(팔)이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한쪽 팔에 힘이 빠져서다. S는 speech(언어)다. 언어 장애가 나타난다. T는 time(시간)이다. 지체하지 말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야 한다는 뜻이다.
글 출처 : Joins Health Care 박태균 기자
을지대 김용일(74) 명예총장은 50대 말이던 1993년 풍(뇌졸중)을 맞았다. 당시 그는 고혈압·당뇨병이 없었다. 하루 평균 두 갑 정도 담배를 피웠고, 자주 과음을 했으며, 운동과는 담을 쌓고 지냈다. 병리학자인 그는 강의 때 의대생에게 뇌혈관을 막는 주범은 담배라고 가르쳤으나 정작 본인은 금연을 실천하지 못했다.
발병일은 일요일이었다. 늦은 아침 식사를 한 뒤 구토와 함께 의식장애를 겪고 쓰러졌다. 마침 옆집에 의대 동기가 살고 있었던 것이 행운이었다. 링거를 맞고 바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갔다. CT(컴퓨터 단층촬영) 결과 뇌졸중(뇌경색)으로 진단됐다. 그는 초기 대응을 아주 잘한 사례다. 덕분에 발병 후 17년이 지났지만 후유증·재발 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김인식 감독 하루전 신호온 것 무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대표팀 감독을 두 차례 맡으며 우리 국민에게 진한 감동과 기쁨을 선사한 김인식(62·현 한화 이글스 고문) 감독. 그는 성공한 야구인이지만 자신의 뇌졸중 초기 대처에선 그만 ‘헛스윙’하고 말았다. 그에게 스트레스는 일상이었다. 또 평소 술을 즐겼고 담배도 하루 세 갑가량 피웠다. 뇌졸중 진단을 받기 전부터 그의 몸은 몇 차례 ‘SOS’를 보냈지만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골프를 칠 때 스윙이 잘 안 맞거나 두 다리가 흔들리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한화 이글스의 새 사령탑으로 내정된 2004년 지인의 결혼식 참석차 청주에 갔다가 한쪽 마비 증상이 왔다. 이때 바로 병원으로 향하지 않고 한화 연고지인 대전에 들렀다가 서울에 올라온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발병한 지 하루가 지난 뒤 병원을 찾았다.
몸의 오른쪽이 마비돼 재활치료를 받았다. 꾸준한 치료로 현재는 많이 회복됐지만 다리는 여전히 불편한 상태. 집에서 경기장까지 45분가량을 매일 걷고 하루 한 시간씩 팀 트레이너에게 마사지를 받는다.
가수 방실이 전신마비로 힘든 재활
뇌졸중은 초기에 빠르게 대처할수록 회복 가능성이 높다. 뇌졸중 발병이후 재활훈련을 받는 방실이. [중앙포토] | |
그는 2007년 6월 7일 새벽 과로로 입원해 있던 신림동의 한 병원에서 뇌졸중으로 갑자기 쓰러졌다.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불명 상태였다. 전날 한 차례 쓰러졌을 때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불운이었다. 다음 날 한 번 더 쓰러지면서 뇌혈관이 막혀 몸이 마비되고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악화됐다.
결국 전신마비가 와서 일반 뇌졸중 환자에 비해 재활하는 데 서너 배의 노력과 시간이 들었다. 처음엔 음식을 먹고 화장실 가는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도 할 수 없었다. 지금은 상태가 많이 나아진 상태다. 하루에 5시간씩 언어·뇌 활동, 동작과 관련된 치료를 받고 있다.
치료의 핵심은 ‘3시간내 응급실 도착’
뇌졸중 증상이 있으면 가능한 한 일찍(2시간 이내) 병원 응급실로 달려오는 것이 최선이다. 늦어도 3시간 이내에 도착해야 한다.
응급실에 3시간 내에 오면 의사가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이 다양하다. 그래서 뇌졸중 전문의사들은 3시간을 황금 시간(golden time)이라 부른다.
일찍 온 환자에겐 주사제만으로 막힌 혈관을 뚫는 치료가 가능하다. 이 주사제에 대한 건강보험 혜택은 증상이 처음 시작된 지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한 환자에게만 주어진다.
주사제가 불가능한 환자에게 다음 대안은 카테터를 이용한 경동맥 혈전 용해술이다. 동맥에 직접 카테터를 집어넣어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약물로 녹이거나 부수거나 빨아내는 시술이다. 이 시술도 증상이 시작된 뒤 3시간 이내에 하는 것이 원칙이다. 6시간이 지나면 성공 가능성은 거의 없다.
6시간이 지나면 막힌 혈관을 뚫는 치료는 별 소용이 없다. 이미 신경세포가 죽은 상태여서다. 수액 공급을 통해 뇌혈관 주변 ‘샛길’로 가는 혈류량을 늘려주거나 혈압을 관리하는 치료에 그친다.
미국에선 ‘FAST(빠르게)’를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여기서 F는 face(얼굴)이다. 한쪽 얼굴의 마비를 가리킨다. A는 arm(팔)이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한쪽 팔에 힘이 빠져서다. S는 speech(언어)다. 언어 장애가 나타난다. T는 time(시간)이다. 지체하지 말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야 한다는 뜻이다.
글 출처 : Joins Health Care 박태균 기자
고이민현 2009.11.06. 10:26
어제 동창생이 갑짜기 입원 했다는
병원에 갔을때 바로 이런 상태였고
증상이 일어난지 1시간내로 병원을
찾은것이 천만 다행이라 생각 되네요.
혈전제를 링겔에 혼합하여 맞고 있었는데
왼쪽 마비 상태가 거의 완치되서 내일이면
퇴원해도 된다고 하니 시간이 곧 생명이라는
말이 실감 납니다.
중년 노년에 꼭 알아야 할 상식이며 젊은이들도
부모나 형제를 위하여 꼭 한번 읽어 보았으면
하는 보램입니다.
고이민현
모든 병들이 다 그렇지만,
뇌와 심장에 관련된 병일수록 시간의 생명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것들을 평소에 숙지를 해두고, 유사시에 재빨리 병원을 찾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이겠지요.
여명 2009.11.11. 14:57
시간이 생명이라는 말씀 맞습니다.
신속한 발견과 처치가 중요함을
공감 합니다.
샘터 2009.11.23. 23:30
몇번 읽고서 숙지합니다.
저에겐 아주 중요한 내용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