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바람 바람 바람

동행 2424

0
시인이름 시현

 

바람,바람,바람

 

 

시현

 

 

 

바람이 불어왔더이다.

 

저 깊은 바다속을 열심히 돌아가는 소금맷돌에

 

몰래 감춰두었던 그 곳에서

 

바람이 불어왔더이다

 

나는 그렇게 바람이었더이다.

 

샛바람, 또는 마파람이었다가

 

갈바람이었다가 그리고 갈바람이었다가

 

그렇게 그렇게 나는 바람이었더이다,

 

하늬, 높새 어쩌면 샛바람이었다가

 

그러다가 그러다가 멈출 수 없어

 

철이른 어느 해 봄날,

 

꽃바람 스멀스멀 뿌옇게 황토비 뿌리고

 

젖은 손가락으로 유리창에 이렇게 썼지요.

 

바람,

 

그리움이다.

 

기다림이다.

 

젊은 날 텃밭에 가꾸던 기억들로

 

아름답던 유년의 골목길 끝자락에서

 

비척이며 비틀거리며 흔들리다가

 

그림자 기다랗게 드리우던 동구밖-

 

해묵은 감나무 가지 끝- 말없이 서서

 

나는 오늘도 말라버린 까치밥으로 빛 바래어 갈까나.

 

기다람의 목마름, 달달한 시간의 수액을 뽑아 올리면

 

나는 오늘도 멈출 수 없는 그리움 되어

 

꽃 시새워할꺼나 왜바람 되어볼꺼나!

 

1812년 시베리아에 부는 바람도

 

어느 망자를 위한 진혼곡도

 

우리를 멈추게 할 수 있는 것은 없더니

 

이마끝 스치고갈 흔들바람으로

 

날마다 날마다 나는새롭게

 

또, 새롭게 새롭게 태어날꺼나?

 

태양은 언제나 석양에 빗겨 걸렸더이다.

 

(2016.3.14)

 

 

 

 

공유
댓글 쓰기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시인이름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오작교 기타 태그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오작교 10.09.12.22:57 80763 0
공지 기타 이 방의 방장님은 동행님입니다. 6 오작교 08.10.05.21:25 77553 +62
공지 기타 이 게시판에 대하여 2 오작교 08.05.18.21:33 84775 +73
929 장광웅 여름
normal
바람과해 16.06.08.12:33 2734 0
928 시현 그리움
normal
동행 16.06.07.16:02 3203 0
927 시현 애닮음
normal
동행 16.06.04.21:00 2344 0
926 신호균 그리움
normal
바람과해 16.05.22.11:55 2876 0
925 시현 사랑
normal
동행 16.05.17.06:15 2723 0
924 시현 애닮음
normal
동행 16.05.17.05:59 2103 0
923 배혜경 희망
normal
바람과해 16.05.10.11:06 2557 0
922 조혜식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6.04.29.11:17 2581 0
921 시현
normal
동행 16.04.07.20:07 2127 0
920 강남주 희망
normal
동행 16.04.04.23:24 2575 0
919 시현 애닮음
normal
동행 16.04.04.15:04 2226 0
918 설경분 기타
normal
바람과해 16.03.26.16:54 2841 0
917 시현 기타
normal
동행 16.03.16.13:40 2337 0
916 이영숙
normal
바람과해 16.03.16.10:33 2406 0
시현
normal
동행 16.03.15.00:30 2424 0
914 배혜경 그리움
normal
바람과해 16.01.04.17:22 2531 0
913 김재용 가을
normal
바람과해 15.10.12.07:41 2625 0
912 손현희 기타
normal
바람과해 15.06.21.15:20 2409 0
911 이설영 그리움
normal
바람과해 15.05.10.16:30 2905 0
910 조혜식 기타
normal
바람과해 15.02.05.11:38 2444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