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랑이
안희선
정녕,당신의 호흡인가요
따스한 입김 하늘거리는 침묵은
밝은 양지의 한 모퉁이엔
수목마다 반짝이는 물방울 어리어
최초의 슬픔이 머문 곳 되고
실다란 바람 실려
산굽이 멀리 돌아온 그리움은
봄내 가득히 흔들리는 풍경
그래서, 깨끗한 적막으로 나를
꿰뚫는 당신의 속삭임
하릴없이,
나는 다시 신열이 납니다
뭉치어 밀려드는 한 덩어리 아우성
아롱진 곳엔
노오란 개나리, 개나리
흩어지는 모습에 가득한 꽃내음으로
솟구쳐 오르는 가슴은,
어질한 현기증
아, 내가 따르지 못할
희미한 당신의 발자국만
하늘의 층계에 아스라히 찍혀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