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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사랑도 가고

오작교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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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라현

내 없는 세상

살만하지 않을 거라던

다섯 손가락 마주 깎지 끼면서

오직 나 하나만을 위해서는

뼈를 깎고 살을 발라내겠다던 그 맹세는

어디로 사라졌는가요

 

행여나 살면서

무슨 연유로

이 세상 등지게 된다면

내 무덤에

일년 동안은 매일 찾아 올 것이며

그 다음 해에는

이틀에 한번 찾아 올 것이라던

그 언약은 허공에서 미아가 되었네요

 

행여

뭇 사람들 틈에서

내 여림이 찢겨지고 할켜 질까봐

빙빙 돌면서

삼지창으로 지켜주던 사람이여

세상 것들 다 도적질하여

내게 가져다만 주려했던 사랑이여

 

가시는

그 길은 한기만 스며들텐데

다 버리고 떠난 뒷모습에

미움만 주렁주렁 매달아 드립니다

비애 때문에

뼈가 부서져가고

살이 부셔져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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