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에 핀 그리운 향기
박희호
그대
거침없이
내 창가 그리움으로 열릴 때
나의 끝 마음도
오로지 그대 향한 그리움입니다
흙 냄새 물씬한
빗속을 걸어 삶의 빈 공간
그곳에 기대어
온길 돌아 보아도 아직
그대 향한 편지
그것은
그리움입니다
하얀 어둠이 짙은
밤마다 맺히는 한 뼘 거리에서도
그대 온기 한 가득 피워지는 것
또한
그리움입니다
하여
유리창에 열린 빗방울에도
서슴없이 그대, 그리워합니다
그대
짙 푸른
그리움의 바다로 가는 길
모롱이 돌아설 때 마다
내 유리창에 맺힌 빗방울
그대
그리운 향기로 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