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이형기
이만치 적당한 거리를 두고
내가 그대를 부른다
그대가 또한 나를 부른다.
멀어질 수도 없는
가까워질 수도 없는
이 엄연한 사랑의 거리 앞에서
나의 울음은 참회와 같다.
제야의 촛불처럼
나 혼자
황홀히 켜졌다간
꺼져버리고 싶다.
외로움이란
내가 그대에게
그대가 나에게
서로 등을 기대고 울고 있는 것이다.
'그대' 에게서..
외로움이란 서로 등을 기대고 울고 있는 건지..
마음을 열고 다가가기까지의 어려움을 말한는 건지..
서로의 외로움을 외면하면 살아가는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