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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방 한칸 - 최금진

명임 2252

2
최금진
 


지상의 방 한칸 - 최금진


다이얼을 돌리다 말고 땡그랑,
백원짜리 동전처럼 떨어지는 사람들 이름을
그는 잃어버린다

시간도 자정능력을 잃어버린 자정
길 위의 모든 전화부스엔 손님이 끊겼을 것이나
머리통에 환하게 불 켜진 채
갈 곳을 찾지 못한 이들은
칸칸이 유리문 닫고 담배를 피운다

하늘 꼭대기에서 보면 어둠속 전화부스는
이름 없는 사내들의 별자리
담뱃불처럼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하는 얼굴을
마침내 제 품속에 문질러 꺼버리고는
그는 쭈그리고 앉는다
수화기에 대고 텅 빈 노래를 불러본다
이따금 술취한 이들과 눈 마주치지만
교신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버스도 다니지 않는 밤이면
길은 저절로 끊어진다
나 여기 다녀간다, 여기서 하룻밤 살았다, 중얼거리며
그는 눈물 같은 건 흘리지 않는다
수화기를 꼭 붙들고 그는 혼자 통화중이다
아무도 그의 전화를 받지 못한다

어둠이 끌고 올라가는 지상의 방 한칸 속에
그가 환하게 불 켜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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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동행 2008.06.06. 22:04
명임님,
짚어주는 이마에
온기가 닿을라치면

유월 햇살은
땡그랑 떨어지는

100원 주화 소리에
빛을 잃어버린다.

바짝 마른 그의 방에
벨소리를 기다리며......
동행 2008.06.08. 12:01
명임님,
지상의 방 한칸
사내들의 담배불처럼
켜졌다 꺼졌다 반복하는 얼굴을...

쨍그랑소리에
제가슴이 철렁 내려 앉으며
전할 말을 잃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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