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슬픔에게
이태수
나의 슬픔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싶다. 불을켜서
오래 꺼지지 않도록
유리벽 안에 아슬하게 메달아 주고 싶다.
나의 슬픔은 언제나
늪에서 허우적이는 한 마리 벌레이기 때문에,
캄캄한 밤
바람에 흘날리는 나뭇잎이거나
아득하게 흔들리는 희망이기 때문에.
빈 가슴으로 떠돌며
부질없이 주먹도 쥐어 보지만
손끈에 흐트러지는 바람소리,
바람소리로 흐르는 오늘도
돌아서서 오는 길엔 그토록
섭섭하던 달빛, 별빛.
띄엄띄엄 밤하늘 아래 고개 조아리는
나의 슬픔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싶다. 불을 켜서
희미한 기억 속의 창을 열며
하나의 촛불로 타오르고 싶다.
제 몸마저 남김없이 태우는
그 불빛으로
나는 나의 슬픔에게
환한 꿈을 끼얹어 주고 싶다.
슬픔에게도 미소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슬픔 이상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 틱낫한
외면할수록
칭얼대고
사납게 달려드는
슬픔에게
정중하게 식사를 대접하고
달빛 아래 담소를 나누고
헝클어진 머리는 곱게 땋아주기
너무나 오래 되어서 백발이 되어버린
슬픔의 머리칼을 화사하게 물들여주기
어쩌면 그것은 슬픔으로 위장한
아득하게 흔들리는 희망일지도 모르기에
왜냐하면 우리는 슬픔 이상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 틱낫한
외면할수록
칭얼대고
사납게 달려드는
슬픔에게
정중하게 식사를 대접하고
달빛 아래 담소를 나누고
헝클어진 머리는 곱게 땋아주기
너무나 오래 되어서 백발이 되어버린
슬픔의 머리칼을 화사하게 물들여주기
어쩌면 그것은 슬픔으로 위장한
아득하게 흔들리는 희망일지도 모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