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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당신이 제게 있어

귀비 1968

1
원태연

  당신은 제게 있어 하늘이었습니다

  비를 내리시면

  울어야 했고

  해를 띄우시면

  웃어야 하는

  당신은 제게 있어 하늘이었습니다

 

  저는 당신에게 있어 촛불이었나 봅니다

  이리불면

  저리로 흔들리고

  가는 입김에

  꺼져가는

  저는 당신에게 있어 촛불이었나  봅니다

 

  왜 비구름만 보여주셨는지

  왜 해를 띄우지 않으셨는지

  물으면 제가 아는 답

  당신과 함께 했던 모든 시간

  그 시간은 제게 있어

 

  영원한 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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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귀비 글쓴이 2008.06.13. 11:55
온 존재를 기울여 '너' 를 향하여 나아갈 때 참된 '나' 는 살아서 움직이고
현재를 사는 것이다 (중략)
' 나' 혼자서는 '나' 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 와 '너' 는 붙어 있는 관계로서만 존재한다 / 마르틴 부버 <나와 너>에서

'너' 와 더불어 '나' 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
저녁 하늘에 노을이 번지듯
나의 영혼이 '너' 의 빛깔로 물들기도 하고..
동백나무숲이 연둣빛 동박새의 소리를 품듯
나의 몸이 '너' 의 소리로 가득차기도 ..

온 마음으로 온 몸으로 서로의 시공간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기대있는 형상이
아름다운 곡선을 이루었으면 좋겠어요

그리스 시대의 조각품처럼 완벽한 좌우대칭은 아닐지라도..

당신이 하늘이어서 비를 내린다면 나는 우는 게 아니라
습기를 머금고, 싹을 틔우고
내가 촛불이라면 입김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게 아니라
촛불의 온기와 밝기로 환하고 따스했으면

아무도 서로의 존재로 울지 않았으면..

서로에게 기댄 각도가 작으면 그 가벼움으로 휘청거리고
각도가 크면 속울음 삼키며 그 하중을 견딜 듯

서로를 배려하는 사려 깊은 춤처럼
서로의 무게 중심을 공유하며
아름다운 동선을 만들어 갔으면~~.. 하는 마음 놓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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