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애닮음

나무

애나가 2800

0
류 시화 님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 주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 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 주었다


내 집 뒤에

나무가 하나 있었다.


비가 내리면 서둘러 넓은 잎을 꺼내

비를 가려 주고


세상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로도 다가오지 않을 때

그 바람으로 숨으로

나무는 먼저 한숨지어 주었다 .



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 때면

나무는 저의 잎을 버려

버림의 의미를 알게 해주었다.




- 류 시화 님의《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중에서-


공유
0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시인이름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오작교 기타 태그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오작교 10.09.12.22:57 97799 0
공지 기타 이 방의 방장님은 동행님입니다. 6 오작교 08.10.05.21:25 94609 +62
공지 기타 이 게시판에 대하여 2 오작교 08.05.18.21:33 101893 +73
46 애닮음
normal
은하수 09.03.25.03:42 1942 +13
45 애닮음
normal
귀비 09.03.17.23:01 2339 +11
44 애닮음
normal
동행 09.02.24.00:36 1748 +8
43 애닮음
normal
귀비 09.02.23.14:28 2403 +19
42 애닮음
normal
은하수 09.02.23.03:47 2186 +7
41 애닮음
normal
귀비 09.02.20.17:54 1659 +10
40 애닮음
normal
1
귀비 09.02.20.11:41 1729 +12
39 애닮음
normal
동행 09.01.31.08:33 2099 +23
38 애닮음
normal
동행 08.12.31.13:54 2644 +17
37 애닮음
normal
보름달 08.12.17.15:30 1823 +16
36 애닮음
normal
귀비 08.12.10.12:17 1701 +10
35 애닮음
normal
귀비 08.10.29.14:29 2380 +12
34 애닮음
normal
동행 08.10.28.12:40 1901 +18
33 애닮음
normal
귀비 08.10.27.17:38 1705 +13
32 애닮음
normal
장길산 08.10.02.14:51 2073 +17
31 애닮음
normal
동행 08.09.29.08:17 2689 +22
30 애닮음
normal
귀비 08.07.31.15:50 2037 +12
29 애닮음
normal
동행 08.07.08.20:26 2367 +15
애닮음
normal
애나가 08.06.18.03:19 2800 +3
27 애닮음
normal
애나가 08.06.18.03:12 210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