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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상처

귀비 1836

1
민병도

 

   슬픔에도 썩지 않는 풀씨 하나가 사랑이네

 

   온몸으로 일어나서 태양의 말을 섬기다

 

   저 홀로 떠나가 버린 빈자리가 내 사랑이네

 

   촛불로는 갈 수 없는 길 하나가 사랑이네

 

   겨우내 흔들리던 바람을 꽃으로 앉혀

 

   삼월과 눈을 맞추던 벚꽃길이 내 사랑이네

 

   지울수록 되살아나는 추억의 향기처럼

 

   비 젖은 뜰에 나앉은 타다 남은 불씨처럼

 

   땀땀이 시간을 잇던 끊어진 저 바늘 자국

 

   무너져서 길이 되는 강 하나가 내 사랑이네

 

   적막에 갇힌 달을 실어내던 강 하나가

 

   허공에 꽂아두고 간 칼 하나가 내 사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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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귀비 글쓴이 2008.07.02. 13:34
슬픔으로부터 내구성이 강하고
장마철에는 방수되고
한여름 무더위에도 잘 견디고
닦을수록 반짝반짝 윤이 나고
아름다운 각도로 커팅 된
사랑

무너져서 길이 되는 강 하나가..
내 사랑이네
적막에 갇힌 달을 실어내던 강

'강' 이면서 '길' 이며
달빛의 거처가 되고
물소리를 품고 ~..

참으로
내 안에 존재한 사랑을 늘 잊지 않기를...두손모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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