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기타

마늘촛불

우먼 1762

3
복효근

마늘촛불

삼겹살 함께 싸 먹으라고

얇게 저며 내 놓은 마늘쪽 가운데에

초록색 심지 같은 것이 뾰족하니 박혀있다

그러니까 이것이 마늘어미의 태 안에 앉아있는 마늘아기와 같은 것인데

내 비유법이 좀 과하다 싶기도 하지만

알을 잔뜩 품은 굴비를 구워 먹을 때처럼

속이 짜안하니 코끝을 울린다

무심코 된장에 찍어

삼겹살 함께 씹어 삼키는데

들이킨 소주 때문인지

그 초록색 심지에 불이 붙었는지

그 무슨 비애 같은 것이 뉘우침 같은 것이

촛불처럼

내 안의 어둠을 살짝 걷어내면서

헛헛한 속을 밝히는 것 같아서

나도 누구에겐가

싹이 막 돋기 시작한 마늘처럼

조금은 매콤하게

조금은 아릿하면서

그리고 조금은 환하게 불 밝히는 사랑이고 싶은 것이다


공유
3
우먼 글쓴이 2008.07.22. 18:09

복효근 시인
1962년 전북 남원 출생.
현제 남원중학교 재직중

울 홈가족들과 함께 감상 하고자 들고 왔습니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조금은 매콤하게, 조금은 아릿한 존재가 되었으면...
오작교 2008.07.23. 08:01
마늘에 돋는 싹을 보고 '촛불'을 생각해내는
그 마음은 역시 시인이라야 가능한 것인가 봅니다.
좋은 詩, 감사합니다.
Ador 2008.07.26. 12:49
우먼님~
많이 바쁘신가 봅니다~
오래만에 님이 올리신 글을 대합니다~
이 여름,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시길......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시인이름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오작교 기타 태그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오작교 10.09.12.22:57 87443 0
공지 기타 이 방의 방장님은 동행님입니다. 6 오작교 08.10.05.21:25 84280 +62
공지 기타 이 게시판에 대하여 2 오작교 08.05.18.21:33 91440 +73
63 기타
normal
귀비 08.09.22.18:16 1689 +13
62 기타
normal
귀비 08.09.18.18:30 1845 +21
61 기타
normal
귀비 08.09.18.14:45 1600 +15
60 기타
normal
동행 08.09.15.12:33 4055 +24
59 기타
normal
동행 08.09.08.23:22 2932 +17
58 기타
normal
동행 08.09.08.23:20 2585 +22
57 기타
normal
명임 08.08.25.04:38 2375 +13
56 기타
normal
귀비 08.08.21.11:40 1537 +10
55 기타
normal
명임 08.08.20.05:49 1577 +16
54 기타
normal
명임 08.08.19.05:43 2162 +11
53 기타
normal
귀비 08.08.18.17:07 1764 +12
52 기타
normal
장길산 08.08.18.15:10 2133 +13
51 기타
normal
우먼 08.08.18.09:44 1622 +9
50 기타
normal
명임 08.08.17.15:51 2000 +4
49 기타
normal
명임 08.08.15.03:32 1693 +9
48 기타
normal
명임 08.08.14.03:08 2366 +8
47 기타
normal
명임 08.08.13.10:16 1721 +14
46 기타
normal
햇빛농장 08.08.12.09:25 1853 +10
기타
normal
우먼 08.07.22.18:01 1762 +8
44 기타
normal
우먼 08.07.20.17:33 138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