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사랑

허물

우먼 2094

0
정호승

허물 / 정호승

 

 

느티나무 둥치에 매미 허물이 붙어 있다

바람이 불어도 꼼짝도 하지  않고 착 달라붙어 있다

나는 허물을 떼려고 손에 힘을 주었다

순간

죽어 있는 줄 알았던 허물이 갑자기 몸에 힘을 주었다

내가 힘을 주면 줄수록 허물의 발이 느티나무에 더 착 달라붙었다

허물은 허물을 벗고 날아간 어미 매미를 생각했던 게 분명하다

허물이 없으면 매미의 노래도 사라진다고 생각했던 게 분명하다

나는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허물의 힘에 놀라

슬며시 손을 떼고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를 보았다

팔순의 어머니가 무릎을 곧추세우고 걸레가 되어 마루를 닦는다

어머니는 나의 허물이다

어머니가 안간힘을 쓰며 아직 느티나무 둥치에 붙어 있는 까닭은

아들이라는 매미 때문이다.


공유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시인이름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오작교 기타 태그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오작교 10.09.12.22:57 72039 0
공지 기타 이 방의 방장님은 동행님입니다. 6 오작교 08.10.05.21:25 72586 +62
공지 기타 이 게시판에 대하여 2 오작교 08.05.18.21:33 76608 +73
269 사랑
normal
귀비 08.08.04.14:29 1237 +5
268 희망
normal
귀비 08.08.01.16:15 1924 +11
267 그리움
normal
귀비 08.08.01.15:20 1426 +9
266 애닮음
normal
귀비 08.07.31.15:50 1853 +12
사랑
normal
우먼 08.07.31.09:33 2094 +18
264 고독
normal
귀비 08.07.29.17:09 2069 +9
263 사랑
normal
귀비 08.07.29.11:54 2129 +9
262 사랑
normal
귀비 08.07.28.14:13 2119 +14
261 고독
normal
귀비 08.07.25.17:03 1359 +7
260 사랑
normal
귀비 08.07.24.14:48 7289 +13
259 사랑
normal
귀비 08.07.24.11:19 1426 +6
258 사랑
normal
귀비 08.07.23.16:21 1397 +10
257 기타
normal
우먼 08.07.22.18:01 1531 +8
256 여름
normal
귀비 08.07.22.11:36 2047 +13
255 고독
normal
오작교 08.07.22.11:04 1756 +15
254 사랑
normal
강가에 08.07.22.04:55 1775 +14
253 그리움
normal
강가에 08.07.22.04:52 1270 +7
252 사랑
normal
강가에 08.07.22.04:50 2247 +6
251 사랑
normal
강가에 08.07.22.04:26 1846 +8
250 그리움
normal
강가에 08.07.22.04:22 2316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