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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쩍새 - 윤제림

명임 2265

4
윤제림

소쩍새 - 윤제림(1959~ )


남이 노래할 땐
잠자코 들어주는 거라,
끝날 때까지.

소쩍. . . . 쩍
쩍. . . . 소ㅎ쩍. . . .
ㅎ쩍
. . . . 훌쩍. . . .

누군가 울 땐
가만있는 거라
그칠 때까지.




소쩍새 우는 계절이다. 소쩍새는 울 때, 소와 쩍 사이를 길게 늘여놓는다. 소와 쩍 사이, 그 긴 침묵이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소나 쩍보다 그 사이가 더 아팠다. 잠이 다 달아났다. 두세 음절로 끊어지는 자연의 소리나 기계음은 자주 의성어로 바뀐다. 뻐꾸기 소리나 초침 째깍거리는 소리는 매번 다르게 들린다. 뻐꾹뻐꾹이 바꿔바꿔로, 째깍째깍이 아퍼아퍼로 들릴 때가 있다. 소쩍이 훌쩍으로 들린다면, 그대는 슬픈 것이다. 그럴 땐 가만히 있어야 한다. 슬픔이 잘 마를 때까지 그 곁에 가만히 있어야 한다.

<이문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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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동행 2008.08.25. 13:30
나 그 슬픔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지.......
보름달 2008.08.25. 18:55
참새
가을 지난 마당은 하아얀 종이
참새들이 글씨를 공부하지요.

째액째액 입으로 받아 읽으면
두발로는 글씨를 연습하지요.

하루종일 글씨를 공부하여도
짹자 한 자밖에는 더 못쓰는걸.

님의 소쩍새를 읽다 참새시가 생각나서...
물소리 2008.08.25. 20:35
노래만 듣고 싶어요 머물다 갑니다
하양 2008.08.28. 09:47
기다림의 미학
기다려준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을 배려해 준다는 것.
얼마나 아름다운 삶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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