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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타는 강

동행 2328

6
시현 

가을이 타는 강



/시현



가을이 타는 강을 바라보아라.

마를데로 말라붙어 아득히 먼 곳으로

혼자서 걸어가는 쓸쓸한 길,

강바닥에 서러움이 타고 있구나.



흐를 듯 멈출 듯 갯벌로 뻗은 길을 따라

그리움은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고요하여 서러운 휴식의 시간 속에서

노을도 붉어진 핏빛을 서럽게 태운다.



익어간다는 것, 성숙해진다는 것으로

타버린 재속에서 지난날을 노래하고

언제나 두 손을 부비며 가져보지 못한

욕심들을 송두리째 비워내고 있다.



가을이 타는 강에 떠나고 돌아오는 것이

必然처럼 이루어지고 아파야 하리.

부는 바람에 노을소리는 맑게 퍼지고

너와 나는 외로움 속에 붙들려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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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하양 2008.08.29. 00:58
박목월님의 나그네가 갑자기 떠오르네요.

강(江)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南道) 삼백리(三百里)
술 익은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계절은 다르지만 어쩐지 심상이 비슷한 것 같아서요.
제 마음이 그런지도 모르지만요.
동행 글쓴이 2008.08.29. 07:46
전원의 목가적인 아름다운 정서를
관조하듯 바라보며 쓴 아름다운 시이지요.
나중에는 느낀 자로의 시를 많이 쓰게 되지만
초기 작품들은 바라보는 자로의 눈 빛으로
쓴 글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보름달 2008.08.29. 08:47
동행님의 글은 사람의 가슴속을 애잔하게 합니다.
강은 흘러야 바다의 품에 안길테니 목적을 가지고
가는길은 힘들어도 행복하지 않을까요?
흐르다 돌멩이하나 만나면 부딪히지 않고
굽어주는 인자함을 가진 강 만큼이나
우리의 삶도 때때로 강하게 부딪히기보다
유연하게 굽힐줄도 알아야 되겠죠.
잘보았습니다.

저녁 江가에서

바람 따라 파문 짓는 저녁 江가에
노을을 걸치고 앉아 있었다.
등 뒤에서 무거웁던 시간을 잊고
피곤한 눈길을 江물에 적시면
말 없이 무한정 말이 깊은 江
고마운 오늘을 출렁이면서
기쁨의 내일을 가자고 한다.
따스한 江물에 흔들리는 노을
나도 자꾸만 가고 있었다. ---이해인님---
동행 글쓴이 2008.08.29. 10:28
보름달님,
역사가 흘러내리면서
江은 우리의 삶이 되었지요.
아픔과 슬픔을
그리고 기쁨과 희열을
출렁거리며 토해내고 있었지요.
아버지와 어머니의
그리고 아들과 딸들의
만남과 헤어짐으로 흐를 것입니다.
들꽃향기 2008.09.09. 07:51
시현님의 시도 좋은데 보름달님이 올린 이해인님의 저녘 강가에서가
가슴에 무언가 돌하나를 던지는 것 같아요
동행 글쓴이 2008.09.09. 10:03
들꽃 향기님,
오랫만 입니다. 잘 지내시는지요.
강가에 흔들리는 갈대는
자신의 삶을 확인하는 듯
오늘도 몸부림 치지요.
국화꽃에서는 진한 국화 향기가 있듯
갈대밭에는 갈대의 출렁이는 향기가 있지요.
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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