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평야에서
예당평야에서
詩 차승호
들판에 서서 사는 사람들은 들판이 되어간다
낡은 베잠방이 꼿꼿한 작대기로 서서
들판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
가득하면 가득한 대로 텅 비면 빈대로 떠나지 않고
사철 부는 텃바람을 닮아간다
윗논둑 지나 아랫논둑 넘나들며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흙 묻은 발을 씻고
등줄기 흥건했던 땀을 식히며 돌아오는 사람들
단 한 번도 주목받지 못한 그들의 생애가
어두워지는 세상 불 밝히고 있다
둘러보아라, 하찮은 쑥부쟁이 한 줄기
하찮은 미꾸라지 한 마리 자갈 하나
쇠똥 한 무더기까지도
견딜 수 없는 몸부림이 있구나
이것들이 모두 누구의 손끝에서 나오겠느냐
이 사소한 것들이 가슴 더워지는 사랑되느니
들판에 서서 들판이 되어 가는 사람들
토담집 들창에 불을 켜고 저녁을 먹고
툇마루에 앉아 별을 보다가 잠이 들면
말없이 잠든 베갯맡으로 옥수수
별똥별 쏟아지나니
(시인 차승호 소개)
차승호 시인은 1963년 충남 당진 출생으로
1994년 "문학세계"신인상을 통해 등단하였으며,
1999년 전국공무원문예대전에서 시"예당평야에서"로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2001년 평사리문학상 수상
2004년 '문학마당"신인상 등
현재 부산문인협회 회원이며,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청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시집"오래된 편지" "즐거운 사진사" "들판과 마주서다"
+ 저는 詩에 대해서는 문회한입니다.
그래서 시를 읽기만 하지, 댓글을 못다는 이유중에 하나입니다.
차승호 시인은 제가 좋아하는 知人으로 그는 최첨단의 21세기에서
농촌이라는 전근대적인 사회와 연결하는 시인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그의 시를 가끔 소개를 할텐데, 그냥 읽어만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