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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피 소 드

동행 2192

2
조향

에 피 소 드

 

 

/조향

         

                            

열오른 눈초리 하잖은 입모습으로

 

소년은 가만히 총을 겨누었다

 

소녀의 손바닥이 나비처럼 총 끝에와서 사뿐 앉는다

 

이윽고 총 끝에선 파아란 연기가

 

물씬 올랐다 뚫린 손바닥의 구멍으로 

 

소녀는 바다를 보았다

 

아아! 어쩜 바다가 이렇게 똥그랗니?

 

놀란 갈매기들은 황토 산태바기에다

 

연달아 머릴 처박곤 하얗게 화석이 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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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08.10.13. 21:31
열오른 눈초리 하잖은 입모습
죽여가며 살고픈데...
실수는 연타로... 고비고비..

동행님!
님이 올리신 글을 읽고
마음을 돌아봅니다.깨우침요!

밤기온이 이제는 제법차고요
옷깃을 스미게 되네요^^*
건강하시고 고운밤되세요 ~♡
동행 글쓴이 2008.10.14. 06:32
유족들과 조객들의 흐느낌 속에 천천히 고인의 관(棺)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닦아내며 흐느끼고 있던 한 여인이 갑자기 관을 붙들며 절규했다. “선생님! 이렇게 혼자 가시면 저는 어떡하란 말입니까!” 사람들은 잠시 의혹의 시선을 모았다. 첫눈에도 빼어난 미모의 그 여인은 모두에게 전혀 낯선 사람이었다. 여인은 관을 내리고 있는 사람의 팔에 매달리며 계속 울부짖었다. “저도 선생님과 같이 묻어주세요!” 그때였다.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고인의 부인이 날카롭게 소리쳤다. “그 년 어서 같이 묻어버리세요!” 84년 여름 초현실주의 시인 조 향(趙鄕 ·본명 燮濟·1917~1984)의 장례식 도중에 일어난 일이다.
 앞서가거나 독창적인 사람은 대개 이단적(異端的) 저항적(抵抗的)이다. 그것이 도전과 공격에 대한 유일한 자기방어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귀재나 천재들의 이해하기 힘든 기벽이나 기행 등도 마찬가지다.

시인 조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점을 알아야 한다. 그는 경남 사천 태생으로 진주고등보통학교와 대구사범 강습과를 거쳐 일본대학에서 공부했다. 41년 매일신보 신춘문예에 ‘첫날밤’이 당선되어 시인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47년 동아대학교 국어국문학 교수로 부임하면서 부산에 정착해 약 20년간 후진양성과 문학활동에 전념했다. ‘한국 현대시의 구경적(究竟的) 영역을 확대하여 시사적(詩史的) 공적을 이루었다’(세계문예대사전·성문각)고 평가되는 그는, 초현실주의 문학운동에 평생을 바친 사람이었다.

[출처] 시인 조향|작성자 무명실

은하수님,
문단의 귀재나 천재라고 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행동을 받아들이기 힘들거나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지요.조향도 그러한 분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글 내려주시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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