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서럽지 않게
김광섭
하늘에서
하루의 빛을 거두어도
가는 길에 쳐다볼 별이 있으니
떨어지는 잎사귀 아래
묻히기 전에
그대를 찾아
그대 내 사람이리라
긴 시간이
아니어도 한 세상이니
그대 손길이면
내 가슴을 만져
생명의 울림을 새롭게 하리라
내게 그 손을 빌리라
영원히 주라...
홀로 한쪽 가슴에
그대를 지니고
한쪽 비인 가슴을
거울 삼으리니
패물 같은 사랑들이
지나간 상처에 입술을 대이라
가을이 서럽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