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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아름다운 관계

귀비 1953

4
박남준

  바위 위에 소나무가  저렇게 싱싱하다니

  사람들은 모르지 처음엔 이끼들도 살 수 없었어

  아무것도 키울 수 없던 불모의 바위였지

  작은 풀씨들이 날아와 싹을 틔웠지만

  이내 말라버리고 말았어

  돌도 늙어야 품안이 너른 법

  오랜 날이 흘러서야 알게 되었지

  그래 아름다운 일이란 때로 늙어갈 수 있기 때문이야

  흐르고 흘렀던가

  바람이 솔씨 하나 날아와 안겼지

  이끼들과 마른풀들의 틈으로

  그 작은 것이 뿌리를 내리다니

  비가 오면 바위는 조금이라도 더 빗물을 받으려

  굳은 몸을 안타깝게 이리저리 들었지

  사랑이었지 가득 찬 마음으로 일어나는 사랑

  그리하여 소나무는 자라나 푸른 그늘을 드리우고

  바람을 타고 굽이치는 강물 소리 흐르게 하고

  새들을 불러모아 노랫소리 들려주고

 

  뒤돌아본다

 

  산다는 일이 그런 것이라면

  삶의 어느 굽이에 나, 풀꽃 한 포기를 위해

 

  몸의 한편 내어준 적 있었는가.. 피워본 적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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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비 글쓴이 2008.10.17. 17:30
따스한 찻잔을 손에 들고 책상 위에 앉습니다.
차는.. 온기를 전해주는 것이 물 이상의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것 같아 느낌이 좋아~..
정신적인 영역은 물론 육체적인 영역까지도.. 편안함을 주는 차를..한 모금 마십니다.
따스함이 온 몸으로.. 또 한모금.. 내면으로 은은한 향이 퍼집니다.
화선지에 무한히 비어있은 여백과도 같은 은은한 향.. 그 향을 맡으며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음미하며 사는 삶.. '나'.. 를 들여다보며 무심의 안락을 즐길 수 있는
그런 삶이기를.. 질박한 찻잔처럼 결코 곱고 매끄럽지 못했던 삶이었지만..
그저 한바탕의 꿈이었습니다.
이젠.. 주변의 아름다움과 사물에 대한 깊은 통찰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감사함으로 마음을
기울이며..
"쉼" 이 있는 사색 은은한 삶.. 그리고 ' 나' 손으로 감싼 찻잔과 하나가 됩니다
텅 빔과 가득함이 공존해 있는.. 모든 게 '나' 입니다.
방 안 가득한 국화 향기가 ~~~"
내려앉는 참 감성어린 가을밤입니다.
물소리 2008.10.17. 19:30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소리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두번 읽어 보았답니다
은하수 2008.10.18. 01:14
귀비님!
좋은글에 머물러 갑니다^^*
주말 행복한 여정되세요~~♡
우먼 2008.10.18. 10:32
박남준 시인님의 글을 모처럼 봅니다.
몇해 전 박남준시인의 글을 대했습니다.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에서 부러움을 느꼈던 한 때였습니다.
시인과 가까이 가고 싶은 마음에 모악산을 찾은 적 있습니다.
그 때는 물봉선화 지천에 피어 있었는데....

좋은 글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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