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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 없어요

귀비 1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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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운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

  지리한 장마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탑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수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

  연꽃같은 발꿈치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것입니까 ?

  타고 난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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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비 글쓴이 2008.11.04. 18:14
여쭙나니

가을시 읆조리며..
차 한 잔 나눠 보세..

나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
- 한용운

많이 들어 익숙한 소리가 변하여 나의 경험이 되고
잘 정돈된 문체의 화려함이 인자의 고뇌의 찬 고백으로.....
겸허한 눈의 단순함으로 성인이 베푸는 지혜의.. 풍성함에
손 모아봅니다
동행 2008.11.04. 20:53
타고난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승화되어 다시 타오르는
삶속에 나를 내려놓습니다.
귀비님,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아름다운 글에 머무르고 갑니다.
Ador 2008.11.05. 21:06
반갑습니다 귀비님~
한용운 선사의 이 글을, 다시 대하여지는군요~

그칠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 라고.....
물어 오시는 것 같습니다~

잊혀진 기억을 찾아내어 주셔서 감사하구요~
풍요로운 계절이셨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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