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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아버지 2

오작교 1705

3
이혜정

날선 칼날에 베이듯
당신을 생각하는 이 밤
가슴팍 깊은 그곳은
너무 시립고 아프기만 합니다

 

바람도
대찬 세월앞에선
옷깃을 여미고 등돌려 돌아갈진데
앞만 바라보며 덧없이 걸어온 삶의 길은
어느새
홀로는 견딜 수 없는
안타깝고 애틋한 길에
낯선 이방인처럼 서성이는
당신의 안쓰런 모습을 느낍니다 

 

가는 길목마다
슬픔보다 기쁨을 심어 놓으셨기에
당신의 뒤를 겁없이 따라나선
사명의 길은
어느새
당신을 닮은 그림자 되어
눈물없이 갈 수 없는 이 길을
하루도 쉼없이 걷고 있습니다

 

든든한 뿌리를
끝없이 솟아나는 샘물곁에
고된 사명의 길 기쁨으로 심어 놓으셨을까...

 

세차게 흔들고 부러지고
아파하고 신음하는 줄기마다
따가운 눈총보다 사랑을 베푸셨던
당신의 고운 삶

 

세월이 감춰놓은
눈먼 시간의 레일을 따라
여기까지 달려와 멈춰선 문지방엔
하늘을 향한 길은
언제라도 준비된 당신을 향한
하나님의 큰 사랑입니다 

 

하염없이 뿌려놓은 눈물은
온 산천을 백설로 덮을 수 있는
고된 외로움이었으며
긴 밤
차디찬 바닥에 무릎을 연하고
손모아 드려진 기도는
가슴 깊은곳에 숨겨진 고독만이
고된 사명의 길임을 알 수 있습니다

 

보소서
하늘의 면류관을
이땅의 수고와 땀방울
흘렸던 눈물을 기억하시는 그분의 사랑을
더 이상 슬픔과
더 이상 고통과
더 이상 수고로움이 없는
그 나라의 풍요로움을 ..

 

당신을 위해 준비한 만찬으로
아름다운 상급만이 
지치고 힘겨운 당신의 살아온
이땅의 삶을
따뜻하게 감싸 안아 줄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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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작교 글쓴이 2008.11.16. 14:09
이만큼을 살아 온 오늘의 내 모습이
그리고 8순의 노객이 되신 아버지의 모습이
이 詩와 함께 오버랩이 됩니다.

무담시 안경이 얼룩만 졌다고 투덜대면서......
여명 2008.11.18. 11:10
환갑날 아침
부모님께 전화 드리며
그냥 죄스런 마음이....
부모님 앞에 너무 늙어버린 자식이 되어 버린것이.....
물소리 2008.11.23. 19:41
전할수 없는 그리움을
눈시울 적시며
내 마음 작은 공간에
낮선 그림자가 우연히 만나도
난 그 마음안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을
내 가슴안에
빛이나는 그리운 사람
나의 소중한 사람
아름다운 당신을 사랑합니다
오늘도 보고싶습니다
그립습니다.

물소리 오늘따라 아버지가 보고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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