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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귀비 1846

1
박경리

  가난하다고

  다 인색한 것은 아니다

  부자라고

  모두가 후한 것도 아니다

  그것은

  사람의 됨됨이에 따라 다르다

 

  후함으로 하여

  삶이 풍성해지고

  인색함으로 하여

  삶이 궁색해 보이기도 하는데

  생명들은 어쨌거나

  서로 나누며 소통하게 돼 있다

  그렇게 아니하는 존재는

  길가에 굴러 있는

  한낱 돌멩이와 다를 바 없다

 

  나는 인색함으로 하여

  메마르고 보잘것없는

  인생을 더러 보아 왔다

  심성이 후하여

  넉넉하고 생기에 찬

  인생도 더러 보아 왔다

 

  인색함은 검약이 아니다

  후함은 낭비가 아니다

  인색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해 낭비하지만

  후한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는 준열하게 검약한다

 

                    - 박경리 유고시집 /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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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dor 2008.12.07. 21:31
어떻게 살아야
인간으로써의 이름 값을 하며 사는지
그 최소한도의 지침인 것 같아 아파옵니다.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귀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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