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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기도

귀비 1896

1
김재진

     기도

 

     전생에 나는 그대 문 앞에 서 있던

     한 그루 나무일지 모른다

     흔들면 우수수 잎새 떨구는

     말없는 나무일지 모른다.

     다시 태어나도 그대 창가 맴도는

     바람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 나는

     그대가 마지막 순간에도 두 손 모을

     한마디 기도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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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비 글쓴이 2008.12.01. 16:41
나는.. 일제히 자유를 선언한 잎새들의 내명한 정신을 느끼며 잠시..가던 길을 멈추고~..
나무를 올려다봅니다.
한 생을 살고 화사한 노란 빛, 혹은 붉은색, 주홍색으로 물들어 완성으로 가는 이의..
뒷~모습을 보여주던 잎새들을 떠올리며..
그 하강한 자유를 느껴보며 말할 수 없이 뛰는 가슴을 느낍니다.
사람을 더욱 홀로이게 하는 계절.. 생의 언저리를 더욱 쓰다듬고 싶어지는 계절입니다.
텅 비어 있음 밖에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걸음을 멈추면,
아득한 전생의 어느 길목을.. 더듬어 가고 있는 듯.. 방향도 현실도 감각을 잃고 서있을 때 있습니다.
마치 셈하지 못한 정지된 시간을 사는 사람처럼 말입니다.
머리 위에 툭 떨어지는 젖은 낙엽.. 낙엽 한 잎이.. 한 장의 엽서처~럼 마음속의 첫 번째..
생각을 흔들어 깨우는 .. 깨친 마음 처럼 투명한 12월 첫날입니다..
12월을 지칭하는 여러 말들 중에..
풍카 족의 "무소유의 달" 이 마음에 다가옵니다.
하나씩 정리하며 비우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마무리로 ..
한껏 영혼을 챙기는 12월로..남은 한 달..해야겠습니다.. 순간순간 기도하는 마음으로 두손 모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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