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고독

뒷짐

귀비 1405

1
이정록

 

   짐 꾸리던 손이

   작은 짐이 되어 등 뒤로 얹혔다

   가장 소중한 것이 자신임을

   이제야 알았다는 듯, 끗발 조이던

   오른손을 왼손으로 감싸 안았다

   세상을 거머쥐려 나돌던 손가락이

   제 등을 넘어 스스로를 껴안았다

   젊어서는 시린 게 가슴뿐인 줄 알았지

   등 뒤에 두 손을 얹자 기댈 곳 없던 등허리가

   아기처럼 다소곳해진다, 토닥토닥

   어깨 위로 억새꽃이 흩날리고 있다

   구멍 숭숭 둟린 뼈마디로도

   아기를 잘 업을 수 있는 것은

   허공 한 채 업고 다니는 저 뒷짐의..

   둥근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겠는가

   밀쳐놓은 빈손 위에

   무한 천공의 주춧돌이 가볍에 올라앉았다


공유
1
동행 2008.12.11. 21:33
어깨너머로 세상을 보듯
뒷짐지고 등짐진 세상은
둥근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겠는가
귀비님,
고운 글에 머물고 갑니다.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시인이름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오작교 기타 태그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오작교 10.09.12.22:57 72820 0
공지 기타 이 방의 방장님은 동행님입니다. 6 오작교 08.10.05.21:25 73371 +62
공지 기타 이 게시판에 대하여 2 오작교 08.05.18.21:33 77375 +73
66 고독
normal
귀비 08.12.18.13:45 2055 +18
65 고독
normal
귀비 08.12.17.18:08 1513 +15
64 고독
normal
귀비 08.12.17.16:37 1528 +14
63 고독
normal
An 08.12.15.22:21 1746 +18
62 고독
normal
보름달 08.12.13.15:15 1377 +15
고독
normal
귀비 08.12.11.18:25 1405 +14
60 고독
normal
1
귀비 08.11.26.17:28 1598 +16
59 고독
normal
귀비 08.11.26.17:12 1433 +16
58 고독
normal
귀비 08.11.16.13:15 1427 +12
57 고독
normal
귀비 08.11.13.13:41 1623 +9
56 고독
normal
귀비 08.11.12.18:03 2025 +18
55 고독
normal
귀비 08.11.04.12:34 1604 +11
54 고독
normal
귀비 08.10.22.12:13 1317 +8
53 고독
normal
An 08.10.03.00:38 3975 +25
52 고독
normal
동행 08.09.30.21:55 1552 +10
51 고독
normal
장길산 08.09.20.15:38 2263 +21
50 고독
normal
귀비 08.09.11.14:33 3663 +24
49 고독
normal
An 08.09.11.10:06 2436 +20
48 고독
normal
귀비 08.09.03.17:55 2114 +18
47 고독
normal
동행 08.08.28.23:26 2339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