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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동행 2279

2
이승훈

어휘(語彙)

 

 

/이승훈

 



그는
의식의 가장 어두운 헛간에
부는 바람이다

당나귀가 돌아오는
호밀밭에선
한 되 가량의 달빛이 익는다

한 되 가량의 달빛이
기울어진 헛간을 물들인다
안 보이던 시간이
총에 맞아
떨어지는 새의 머리인 것을

보았다, 그때 나는
가느다란 배암이 되어
신의 헛간을 빠져나가고

오 빠져나가고,
나는 손이 없는 손으로 어루만졌다
안 보이던 시간이
울고 있었다.
(현대문학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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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피리 2009.01.19. 10:34
내겐 무척 난해한 시군요.
알듯 모를듯...
"한 되 가량의 달빛,
신의 헛간,
손이 없는 손,
안 보이던 시간이 울고...."
동행 글쓴이 2009.01.22. 07:45
회장님,
언어를 골라쓴다는 것이
손에 만져질듯 하면서도
만져지지않는 그러한 것이
아닐런지요. 많이 적적했지요?
구름사이로 이따금씩 드러나는
햇살처럼 반갑고 그리운 노래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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