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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그리움의 세월

오작교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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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름 손종일

당신과 그렇게 된 후
지독히도 썰렁했습니다

 

당신의 빈자리에 울타리를 두르고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지켰더니
당신의 빈자리에선
절망의 풀만 자랍니다

 

언제까지나
내내 그리움으로 지켜내야 할
당신 몫의 자리지만


자신이 없는 건
세월이 갈수록 당신 얼굴 희미해져 가는
망각의 기억 때문입니다

 

이제
당신을 위해
제가 무엇을 할 수도 없는
초라한 처지가 되고 말았지만

 

아직까지도
당신을 다 떨쳐내지 못한 대가로
구르는 낙엽들만큼이나
거리에 깔린
제 절망의 파편들만 지켜보며
그렇게 살아갑니다

 

황량한 도시의 바람처럼
상처 난 자욱으로만 덮치는
당신의 그 예리한 칼질을
어느 한때도 피해보지 못하고

 

고통에 고통을 얹어
그 중량으로도 살아가는 건
아직까지 제게 남아 있는
당신에 대한 그리움의 세월이
허다하게 많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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