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누님

장길산
한 주먹 재처럼 사그라져 먼데 보고 있으면 누님, 무엇이 보이는가요. 아무도 없는데요. 달려나가 사방으로 소리쳐 봐도 사금파리 끝에 하얗게 까무라치는 늦가을 햇살 뿐 주인 잃은 지게만 마당 끝에 모로 자빠졌는데요. 아아, 시렁에 얹힌 메주 덩어리처럼 올망졸망 아이들은 천하게 자라 삐져나온 종아리 맨살이 차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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