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기타

루디아 3198

5
시인이름 이영광


나무들은 굳세게 껴안았는데도 사이가 떳다 뿌리가 바위를 움
켜 조이듯 가지들이 허공을 잡고 불꽃을 튕기기 때문이다 허공이
가지들의 氣合보다 더 단단하기 때문이다 껴안는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무른 것으로 강한 것을 전심전력 파고든다는 뜻이다 그렇
지 않다면 나무들의 손아귀가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졌을 리가
없다 껴안는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가여운 것이 크고 쓸쓸한 어
둠을 정신없이 어루만져 다 잊어버린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이글
거리는 포옹 사이로 한 부르튼 사나이를 有心히 지나가게 한다는
뜻이다 필경은 나무와 허공과 한 사나이를 딱따구리와 저녁 바
람과 솔방울들을 온통 지나가게 한다는 뜻이다 구멍 숭숭 난 숲
은 숲字로 섰다 숲의 단단한 골다공증을 보라 껴안는다는 것은
이렇게 전부를 다 통과시켜주고도 제자리에 고요히 나타난다는
뜻이다
공유
5
루디아 글쓴이 2013.07.30. 22:10
속속들이 이해한다고 할 수는 없어도..
읽으면서 전율을 느꼈습니다.

껴안음에도 .. 나무와 허공과 한 사나이..딱따구리와 저녁 바람..솔방울들을 온통 지나가게 한다는것..
껴안음에도 온통 구멍이 숭숭 난 숲이 되는 것..

전문은 올려진 그대로 썼습니다.
시몬 2013.07.31. 13:12
루디아
이 글을 읽으면서
어떤 사랑의 정의중,
이런 글이 있었던걸 기억해냅니다 문득...

"사랑이란 한 영혼을 그의 육체가 아닌 것 속에 살게 하는 것."

껴안고 깃들고 파고들고 때론 후려치며 또 때론 타고 오르고..
루디아 글쓴이 2013.08.01. 00:34
시몬
어머..시몬님..
보기보다 책을 좀 읽으셨네용..ㅎㅎ..

난 무식한 사람 싫더라..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는 척 하는게 나의 한 가지 단점이긴 하지만..
동행 2013.07.31. 08:37
숲의 단단한 골다공증을 보라 껴안는다는 것은
이렇게 전부를 다 통과시켜주고도 제자리에 고요히 나타난다는


있고도 없다!
없고도 있다.
내가 알맞게 익어가고
내가 있어야 할 곳에
또는 내가 없어도 되는
그곳에 있는

신은 우리에게
이렇게도
공평하시다.

좋은 글 올려 주시어
마음 한쪽 내려놓고 갑니다.
루디아님!!
좋은 아침.
루디아 글쓴이 2013.08.01. 00:36
동행
시인의 시을 읽으면..
다른 세상을 사는 분들이 아닌가 싶어요...
너무나 예리한 더듬이에
잘리고..구부러지고..상처받기 쉬운 더듬이를 가진..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시인이름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오작교 기타 태그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오작교 10.09.12.22:57 97631 0
공지 기타 이 방의 방장님은 동행님입니다. 6 오작교 08.10.05.21:25 94443 +62
공지 기타 이 게시판에 대하여 2 오작교 08.05.18.21:33 101725 +73
263 김효태 기타
normal
청풍명월 13.10.25.21:14 2541 0
262 김효태 기타
normal
청풍명월 13.10.25.21:03 3035 0
261 柳溪 권성길 기타
normal
데보라 13.10.22.07:33 2973 0
260 김효태 기타
normal
청풍명월 13.10.16.16:24 3251 0
259 김효태 기타
normal
청풍명월 13.10.14.18:15 2492 0
258 도창회 기타
normal
바람과해 13.10.14.10:49 2723 0
257 설기수 기타
normal
바람과해 13.10.11.12:11 2971 0
256 한계순 기타
normal
바람과해 13.09.27.12:20 3320 0
255 나태주 기타
normal
시몬 13.09.12.09:19 2867 0
254 심보선 기타
normal
시몬 13.09.10.10:32 2894 0
253 김지란 기타
normal
바람과해 13.08.29.11:11 2778 0
252 배 한 봉 기타
normal
루디아 13.08.26.22:48 2572 0
251 이 문재 기타
normal
시몬 13.08.23.08:19 2576 0
250 정용구 기타
normal
바람과해 13.08.09.11:02 2675 0
이영광 기타
normal
5
루디아 13.07.30.22:04 3198 0
248 반칠환 기타
normal
루디아 13.06.10.23:44 3386 0
247 이정석 기타
normal
바람과해 13.06.02.10:14 3894 0
246 반칠환 기타
normal
루디아 13.05.15.00:20 2998 0
245 반칠환 기타
normal
루디아 13.05.08.01:07 3582 0
244 이종갑 기타
normal
바람과해 13.04.11.15:59 329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