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시인이름 | 김선자 |
---|
대청호
창포에 휘감은 머리결
풀어 헤치고
파아란 하늘 가득 담아
굽이굽이 일렁이는
잔잔한 은빛 물결
휘돌아가는 모퉁이마다
하얀 모래톱 나이테로
이국의 성을 만들며
세월을 말하고 있네
비늘처럼 반짝이는 수면 위를
날개 짓하며 뛰어노는
내 영혼
어린 시절
잃어버린 내 한쪽
고무신은
어느 용궁 속에 둥지를 틀었나
내 반쪽을 찾아왔지만
대청호는 말하고 있네
말없이 돌아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