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나그네

오작교
요즘 나는 오후의 한때를 서쪽 창으로 비껴드는 밝은 햇살 아래 앉아 편지도 읽고 책도 읽으면서 지극히 담담하게 지내고 있다. 두 평도 채 안 되는 좁은 방이기 때문에 홀로 앉아 있으면 더욱 아늑하다. 한 보름 전 큰절 도성당에 들렀다가 빨갛게 열매가 매달려 있는 산수유 한 가지를 꺾어 왔었다. 조그만 항아리에 물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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