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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4.04 23:37
    아름다운 노래 / 강창민

    바람이 불었다.

    `죽고 싶어'라고 속삭였고 나는 듣지 않으려 노래를 불렀다. 바람은 내 옷깃을 들치고 머리칼 흩날리며 여자처럼 속삭인다. 나는 싫다고 소리치려 했지만 `나도 그래'라고 말해 버렸다. 그때 강이 보였다. 번쩍거리며 흘러가는 시간이 바람에 일렁이며 애드벌룬처럼 떠 있는 새 한 마리를 본다. 하늘에는 바람이 낄낄거리며 `너 혼자 죽어'라며 내 귀를 간지럽혔다. 나는 돌멩이를 집어던졌다. 강이 더욱 번쩍거리며 와그르와그르 사랑처럼 깨지기 시작한다. 나는 붉은 사과가 먹고 싶었다. 왜 지금 사과가 먹고 싶은지 모른다. 마른다. 강이 마르기 시작하자 바람은 더 불지 않는다.

    바람이 불었다.

    -<물음표를 위하여>(문학과지성사,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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