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은,
한 번 나르면, 하늘 구만리를 날아가며
오동나무 아니면
깃들지 않고
대나무 열매만 먹는다.
 
 

봉황이 유유히 창공을 날아올라 산책을  하는데, 저 아래 어디쯤에
솔개가, 눈먼 쥐 한 마리를 잡아서는 놓칠세라 꽈악 움켜쥐고
기분 좋게 집으로 날아 가는 중이었걸랑.

솔개, 엄청 놀랬어.
무언가 끝도 없이 커다란 그림자가  솔개 위를 스치네 !
처억, 한 눈에도, 엄청 엄청 큰 새가 날아가는거야.
솔개는 넋이 빠질 지경.

"아니, 저넘이 내가 잡은  이 쥐를 뺏을려고... 안돼, 절대 그럴 수 없지 ?" 하면서
겁을 줘야 해, 겁을 ... 저눔에게 겁을 줘야해 .
솔개는 숨가쁘게, 삐이익 삐이익 째지는 소리를 질렀지.

어떻게 됐냐고 ?
봉황은 그냥 날아 가고 있어. 그냥 !
지금도 그냥 날아가고 있지 !
 

솔개, 아주  흐뭇한거야, 아주 ...
그래서, 쥐를 움켜쥐고 둥지로 날아가서 온동네에 자랑을 했어.
"그림자가 끝도 없이 무지 큰 놈이 말이지, 내 쥐를 가로채려고 달려들잖겠어?
  해서, 내가, 으흠 ~ 으흠, 큰 기침 했더니,
  그 큰넘이 겁먹고 그냥 저어기로 갔어 ...." 

아 ! 우리의 솔개, 최고 ! 최고 ! 최고 !
솔개는, 그저 좋아 죽겠는거야. 하하하하
 
 
 
 
 
※ 대나무 열매 (竹實) : 100 년에 한 번 꽃 피고서, 그 열매 열린다 카던가?
 
 
※ 언젠가 제 블로그에 올렸던 글입니다.  - 봉황이 되고 싶은 한 날에 (배고픈 봉황이 되기 보다는 배부른 솔개가 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