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또한 지나가리니



/시현



평화롭게 가슴에 쏟아지는
 
푸른 햇살을 안고 오월에는

내가 사랑하게 하소서.

빈 곳에 켜켜이 채워져 

차오르는 충만함, 오월에는

내가 사랑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그리하여

채워진 것들이 

하나씩 하나씩

비워지는 가벼움으로

내가 사랑하게 하소서.

새벽이슬로 내리는

영롱한 그리움은 당신의 

오랜 세월 간직한 기다림이리.

뜻 모를 눈물 가슴에 안고

뜨거워진 목젖에 수줍어 쑥스러운

강물로 굽이치며 흘러가게 하소서.

눈부신 햇살에 작은 가슴 여미고

다소곳이 걸어가게 하소서.

삼백 예순 날을 기쁘고 슬프더니

이것 또한 지나가는 것이더라.

다만 어림도 셈도 모른 채

내가 사랑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