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자연의 순리마져 역행하고픈   기나긴 무더위가 살포시 물러갔습니다.  
시골 산봉우리엔 푸르름이 유혹하고  
연녹색 망개가 빠알갛게 반들반들   아름답고 앙징스럽게 영글 지금.  
벌초가신다는 분들....  
여러친지들과 쌓인정을 생각하면..  
저또한 그리운 환각에 싸로잡혀 꿈과노력으로 범벅되어  
갸냘픈 도리로서 다못하고 지켜 보아야만하는   나에겐 외로움입니다.  

지금쯤!  
내고향 산봉우리에도..  
다래랑 머루랑 돌배랑 국산바나나 어름이랑  
지천에 깔려  전원스런  단비를 기둘리고 있을텐데...  
송림은 노란 갈색으로 익어가겠지?  
떨어지는 갈색소나무 이파리가 수북히 쌓여 있겠지요?  
어릴땐 고향에선..  
갈꾸리로 깔비를 많이도 끌어 모아서 땔감으로 사용했는데...  

겨울엔 서정적인 단비지만  
깔비는 연기도 나지않고  손도 거칠어 지지 않아서  
땔깜으론  멋지니 많이도 많이도 바지런을 떨었습니다.
울엄니 편하라구요.

고향산 딱다구리는 송림의 몸통에 머리를 쳐들고  
탄력있게 앉아서 구멍내기 바쁘겠고?  
또한!  
언덕배기 떡갈나무는  도토리는 구르는소리가 아주아주 재미나겠죠?  
이런 맑은이슬을 깨트리는 시원한 바람이 불때면  
아랫마을 산사의 풍경도 그윽한 소리로  지금도 변함없이  영추송에  화음을 맞추고 있겠죠?

그런데 그런데 오늘도 저는 왜.....  그때가 그리운지.  
그런 정서와 추억이 많이도 많이도 퇴색되어 가지만  
항상 이맘때면 추억의 나래를타고  불혹앞에 마음만은  마음만은 너울춤을 춥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