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유진오


금시에 깨어질듯 창창한
하늘과 별이 따로 도는 밤

엄마여
당신의 가슴 우에
서리가 나립니다

세상메기 젖먹이
말썽만 부리던 막내놈
어리다면 차라리
성가시나마 옆에 앉고 보련만

아!
밤이 부스러지고
총소리 엔진소리 어지러우면
파도처럼 철렁
소금 먹은듯 저려오는 당신의 가슴
이 녀석이
어느 곳 서릿 길
살어름짱에
쓰러지느냐

엄마여
무서리 하얗게
풀잎처럼 가슴에 어리는
나의 밤에

당신의 옷고름 히살짓던
나의 사랑이
지열(地熱)과 함께
으지직 또 하나의
어둠을 바위처럼 무너뜨립니다

손톱 밑 갈갈이
까실까실한 당신의 손
창자 속에 지니고

엄마여
이 녀석은 훌훌 뛰면서
이빨이 사뭇
칼날보다 날카로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