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하여 나는 무엇이 될까/정호승



우리는 지금 지구라는 정류장에 머물고 있는 나그네입니다.

우리는 그 나그네길을 가면서
견딜 수 없는 수많은 상처를 받습니다.
그 상처와 절망 앞에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을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시골에 계신 어머니의 목소리와 같은
따뜻한 말 한마디를 듣고 싶습니다.
햇살이 스며드는 창가에 앉아 사랑하는 사람이
다정히 건네주는 차 한 잔을 들고 싶습니다.

저는 이 책이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이 세상 여기저기 조약돌처럼 흩어져 있는,
그러나 도저히 버릴 수 없는
작은 사랑이야기들이 시골에 계신 어머니의 목소리이자
사랑하는 사람의 따스한 손길이길 간절히 소원해 봅니다.

다이아몬드도 어둠 속에 두면 다이아몬드가 아닙니다.
다이아몬드는 빛을 비춰주지 않으면
그 광채가 살아나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너를 위하여 내가 무엇이 되지 않으면 나는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썰물과 밀물이 한 몸이듯이,
실과 구슬이 한 몸이듯이,
그늘과 햇빛이 한 몸이듯이
나는 바로 당신을 위해 존재합니다.




당신을 위해 나는 무엇이 되고 싶습니다.
아니, 이미 무엇이 되어 있습니다.
가장 낮은 곳이 바다가 되므로,
나는 이미 당신을 위하여 바다가 되어 있습니다.
인생은 사랑하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므로````.


2004년 6월 정호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