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오월/노천명


청바빛 하늘이
육모정 탑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당 창포잎에
여인네 행주치마에
감미로운 첫 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같이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밀려드는 것을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 데 하늘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