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치고

초여름 햇살이 다시 창가를 덥히자

지난 밤 빗소리가 떠오르는 것은 또

왜일까요

어쩌면 모든 지나간 것들이

아쉽고 그립기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늦가을 달빛아래로 멀리 날갯짓하던

기러기 울음소리

낡은 앨범 속에서 어깨동무한 채

말갛게 웃고있던 봄소풍

이미 세상을 떠난 친구에게 부쳤던

때늦은 편지처럼


어디 먼 시간 속에서 솔숲을 지나왔을

바람의 향기 들으며

님 앞에

차 한잔 올립니다.


천천히 투명한 향기로 온세상 적셔주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