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가을편지 - 청학동에


 


 


 


쪼들리게만 하던 염천은,
죽은 듯 하는 삶꾸리기에
곧잘 익숙한 나에게
그만 지쳤다.


그저 '기다리기'만 했더란다,
온 여름 내내를,.
문디겉은 시절에도 '문디' 되지 않고...

질리도록 쏟던 빗줄기에
무너진 억장들을 씻고, 비틀어 짜며
니도, 나도,
그럴 수 없이 쪼그라들어도
마음만 안갈라지기로 하고 ...

 

하늘 되게 곱다, 오늘 !
억수로 곱다 !
푸른 학이 날아 왔더냐?
단풍 좀 익었나?


묻은 때 그대로 가꾸마,
이대로 가께.

 

 

 

※ 어쩌다 보니, 올여름은 청학동에도 못갔습니다. 그 산대(山竹) 술렁거리는 소리도 ...